"관련 국가 통상장관 만나 우군 확보 나설 것"
"한국만큼 준비 잘된 나라 없어…높은 규정 수준 맞출 준비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정부가 세계 무역의 15%를 차지하는 초대형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오는 3∼4월 정도에 사회적 협의 과정을 거쳐 CPTPP 공식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려고 면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어렵게 열리는 기회의 창을 놓치지 않기 위해 통상 당국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부터 다음 달 초까지 관련 국가의 통상 장관과 집중적으로 만날 것이며 직접 면담이 어려우면 화상으로도 접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우군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 정부가 올해 4월 중에 CPTPP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CPTPP 관련 부처의 실무 총책임자인 여 본부장은 이날 정부의 가입 신청 시기가 이보다 다소 빨라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본격적인 준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CPTPP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과 호주, 멕시코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2018년 말 출범시켰다.
무역 규모는 2019년 기준 전세계 무역액의 15.2%인 5조7천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CPTPP 회원국은 한국의 수출과 수입의 23.2%, 24.8%를 각각 차지하는 등 한국 교역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에 앞서 중국, 대만, 에콰도르 등도 이미 CPTPP 가입 신청을 마친 상태다. 유럽연합(EU) 일각에서도 CPTPP 가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 본부장은 이는 세계 국가들이 CPTPP의 전략적 가치를 어떻게 보는지 잘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PTPP 가입과 관련해 한국만큼 준비가 잘된 나라도 없다"며 "8∼9년 동안 규정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국내에 미비한 규정이 있는지, 가입을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까지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규정 부분과 시장 접근 부분 등 두 가지 협상을 해야 하는데 한국은 후발 가입국에 필요한 높은 규정 수준을 맞출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규정과 달리 시장 접근 부분은 민감하거나 공세적인 분야 등에 대해 협상을 차차 해 나가야 한다"며 "지금 그런 협상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PTPP 최종 가입 가능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여 본부장은 한·인도 통상장관 회담 등에 참석하기 위해 10∼12일 인도를 방문했다.
그는 11일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 재개 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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