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유럽에서 청소기의 대명사일 만큼 인지도가 높은 독일의 고압·스팀 청소기 회사 카처가 프랑스 정치인에게 자사 이름을 아무렇게나 갖다 쓰지 말라며 공식 항의했다.
자사 브랜드가 "범죄를 청소하고 싶다" 와 같은 정치인 발언해 등장해 제품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준다는 이유에서다.
카처 프랑스지사는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프랑스 정치권과 언론은 카처 브랜드명의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카처는 특히 프랑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가 자사 브랜드명을 언급한 점을 지적했다.
페크레스 후보는 프랑스 파리 외곽의 마약상과 범죄자를 소탕해야 한다면서 "지하실에서 카처를 꺼내올 때가 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가디언은 페크레스 후보가 라디오, 텔레비전, 신문 인터뷰에서 이런 표현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카처는 "자사의 브랜드는 그 어떤 정당의 선전물도 아니다"라며 "카처는 정치권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그 어떤 정당·사상과도 연결 짓는 데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언급이 좋은 홍보가 될 수 있다는 해석에 대해서도 "카처의 제품이 폭력이나 불안 사태와 연계된다는 점에서 (브랜드 이미지에) 해로울 뿐"이라고 일축했다.
프랑스 정치권에서 카처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내무부 장관이던 시절 카처의 고압 청소기로 파리 외곽의 범죄자를 청소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사르코지 장관은 갱단의 총격전에 휘말려 11세 소년이 사망했던 현장을 찾아가 유족에게 "카처로 청소해버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언이 논란이 됐으나 그는 "카처로 청소해버리겠다는 말은 정당하다. 청소는 해야 하니까"라고 다시 카처를 언급했다.
카처는 프랑스 정치권과 계속 거리를 둬왔다. 2016년에는 대선후보 전원에게 "카처를 헛되이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날 성명에서도 "카처 그룹은 프랑스 정치권에서 브랜드명이 잘못 사용되지 않도록 꾸준히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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