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장관 "방역규정 강화로 일부 제품 못 구하거나 가격 오를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지역감염을 촉발한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승무원들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항공사 측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12일 AFP 통신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의 패트릭 힐리 회장은 전날 전 직원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지난해 우리 승무원들은 총 6만2천일 밤을 격리호텔에서 보냈고, 거기에 더해 여러분 중 1천여명은 정부 격리시설에서 1만1천일 밤 이상을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규정을 어긴 극소수 직원 탓에 캐세이퍼시픽이 홍콩에 기여한 것이 무색해져서는 안 되며 우리 승무원들은 정부 정책을 따라왔다"고 주장했다.
힐리 회장은 "여러분이 지난 2년간 겪은 일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며 이를 감내해준 직원들에 감사를 표했다.
AFP는 "캐세이퍼시픽 승무원들이 격리로 보낸 총 7만3천일 밤은 200년과 같은 시간"이라며 "캐세이퍼시픽은 자원자들과 함께 몇 주간 오로지 비행기와 공항 격리호텔만을 오가는 '폐쇄 루트'도 운영해왔다"고 전했다.
홍콩에서 항공기 승무원들은 일반인에 비해 짧은 격리 기간의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방역수칙을 위반한 캐세이퍼시픽 승무원에서 오미크론 변이 지역감염이 촉발되면서 당국은 승무원에 대해 기존 사흘간 재택격리에서 일주일간 호텔격리로 방역수칙을 강화했다.
또 직원의 방역수칙 위반과 관련해 캐세이퍼시픽을 조사해 결과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캐세이퍼시픽의 이달 화물기 수송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의 20%, 여객기 수송 규모는 2% 수준으로 급감했다. 방역수칙 강화와 조종사의 퇴사로 비행기를 몰 인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전날 AFP는 "홍콩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끝이 보이지 않아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달 캐세이퍼시픽 조종사들이 떼지어 퇴사했다"고 전했다.
캐세이퍼시픽 문제는 이날 개원한 홍콩 입법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의원들은 당국의 항공사 승무원 격리정책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화물기 승무원에 대해 시행해온 재택격리 정책은 오랜기간 유지됐고, 지난해 1∼11월에만 4.5t의 상품이 아무런 문제 없이 화물기로 운송됐다"며 "그렇기에 단순히 방역체계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거나 우리가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고 지적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람 장관은 "홍콩은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방역수칙 강화의 부정적 영향을 곧 느끼게 될 것이다. 홍콩에는 화물기를 통해 들어오지 않는 상품이 거의 없다"며 "식품과 전자기기, 약품을 중심으로 일부 제품은 구할 수 없거나 값이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홍콩은 이미 가장 엄격한 방역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더 강화하는 것은 어렵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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