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 분석서 성모 마리아·아기 예수 그린 미완성 스케치 발견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이달 말 미국 경매시장 출품을 앞둔 르네상스 시대 거장 산드로 보티첼리의 작품 '그리스도'(The Man of Sorrows)에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담은 미완성 스케치가 발견됐다고 12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경매를 준비 중인 소더비는 최근 적외선 장비로 해당 작품을 분석하던 중 예상치 않게 그림 아래에서 보티첼리가 그리다 만 성모자상(Madonna and Child) 스케치를 발견했다.
액체 안료를 사용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미완성 스케치는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의 머리를 안고 뺨과 뺨을 맞댄 모습을 표현했다.
소더비가 공개한 적외선 영상을 보면 그리스도의 오른손 부근에서 성모 마리아의 눈과 눈썹으로 보이는 선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아래 아기 예수의 코와 눈, 웃고 있는 입 등이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스케치는 작품을 거꾸로 두고 관찰하면 더욱 명확히 알아볼 수 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소더비 측은 오래된 명화 아래에서 미완성 스케치가 발견되는 일이 이례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캔버스 패널이 귀한 물건이다보니 작품을 그리다가 중단할 경우 기존 스케치 위에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오는 2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다.
십자가에 못 박힌 상처와 가시 면류관, 작은 천사들의 후광을 가진 예수를 그린 이 작품은 보티첼리 후기작 3점 가운데 1점이다.
보티첼리는 도미니크회 수도사의 설교를 듣고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그린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 등은 이 그림의 낙찰가격이 4천만 달러(약 470억원)를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작년 1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보티첼리의 또 다른 작품 '원형 메달을 든 청년'(Young Man Holding a Roundel)의 낙찰가는 9천220만 달러(약 1천90억 원)로, 이탈리아 화가의 작품으로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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