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퀘백주 '미접종자 과세' 시끌…개인 권리 vs 책임 공유

입력 2022-01-13 11:54  

캐나다 퀘백주 '미접종자 과세' 시끌…개인 권리 vs 책임 공유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캐나다 퀘벡주가 꺼내 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과세 방침이 치열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퀘벡주는 지난 11일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주민들에게 일종의 보건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는 모든 성인에게 보건 분담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백신 미접종자들이 한정된 의료 자원에 더 많이 의지하면서 마찰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퀘벡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은 주민은 10%이지만, 중환자실 입원자의 50%를 차지한다.
퀘벡주는 언제부터, 얼마의 세금을 부과할 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꽤 많은 금액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11월 비슷한 세금을 발표했던 오스트리아는 14세 이상의 경우 백신을 맞지 않으면 3개월마다 4천100달러(약 500만원)를 내도록 했다.
퀘벡 현지 신문 '라 프레세'(La Presse)는 세금은 백신 접근에 필요한 자원이나 정보가 부족한 취약 계층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들이 희생양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러면서도 "세금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는데 필요한 수단"이라며 "이 예외적인 상황에서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내도록 요구하는 것은 설명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공정의 문제로, 모든 이들은 (바이러스와의)전쟁 노력에 기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세가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막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브앤드메일의 헬스 칼럼리스트 앙드레 피카르는 "심지어 반사회적이고,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고, 무지한 사람도 권리가 있다"며 "공중 보건시스템 하에서 환자들은 의료상 필요에 따라 치료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기에는 도덕적인 판단이나 금전적인 처벌이 들어설 여지가 없다"며 "누군가의 행동이 우리를 짜증나게 한다고 해서 우리는 그동안의 원칙을 버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접종자에 대한 세금 부과 방침은 이미 곧바로 영향을 미쳐 퀘백주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1차 접종 예약이 지난 48시간 동안 크게 올랐다.
과세 정책이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캐나다 시민자유연합은 "정부가 권고하는 의료 치료를 따르지 않은 이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매우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캐나다에는 보편적인 공공 의료서비스가 있다"며 "아픈 사람들을 위한 기본적인 헬스케어와 같은 필수 서비스는 개인적인 선택을 초월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퀘벡주는 캐나다 다른 주보다도 강한 백신 의무화를 시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퀘벡주는 또 야간 통행금지 등을 포함해 강력한 봉쇄 조치들도 갖고 있다.
크리스티앙 뒤베 보건부 장관은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의료시스템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며 다음 주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돌아오지 못할 지점에 매우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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