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데이터 분석 업체 위성사진 토대로 보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중국이 히말라야 산악지대 인접국 부탄과의 국경 분쟁지 6곳에 200여 채의 건물과 마을을 지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3일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호크아이360의 위성사진과 전문가 분석 등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는 이전에 없던 건물이 2020년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일부 건물은 2층짜리로 파악됐다.
호크아이360의 크리스 비거스 국장은 "2020년 초부터 부탄 서쪽 국경을 따라 (중국의) 건설 관련 활동이 진행됐다"며 "위성사진을 보면 이 작업은 2021년에 더 속도를 냈다"고 말했다.
새롭게 건설된 마을들은 분쟁지 도클람(중국명 둥랑<洞朗>·인도명 도카라)에서 9∼27㎞밖에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 동북부 시킴주 북쪽, 부탄 서쪽에 자리 잡은 도클람 지역은 중국 국경과도 맞물리는 등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2017년에는 인도군과 중국군이 이 지역에서 73일간 무력 대치를 하기도 했다.
부탄과 중국 간 국경 길이는 약 477㎞인데 여러 지역의 국경선이 정확하게 획정되지 않은 상태다.
부탄은 전통적으로 인도와 깊은 유대 관계를 맺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투자를 앞세운 중국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해당 건설은 전적으로 지역 주민의 근무와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중국 영토에서 정상적인 건설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중국 자주권 내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부탄 외교부는 "국경 이슈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게 부탄의 정책"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중국의 부탄 국경 분쟁지 내 건설 활동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제 정보 연구기관인 데트레스파는 지난해 11월 여러 장의 위성사진과 함께 도클람 인근에서 2020년과 2021년 중국 측에 의한 여러 건설 활동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데트레스파는 여러 새 마을들은 약 100㎢ 지역에 걸쳐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인도 NDTV도 2019년 12월 8일과 2020년 10월 28일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을 비교해 도클람 인근 부탄 영토 안쪽 2㎞ 지점 토르사강 근처에 중국이 '팡다 마을'을 건설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인도는 민감하게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 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양쪽이 주장하는 LAC의 위치가 달라 분쟁이 생길 때마다 서로 상대가 자신의 영토를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나라는 2020년 6월에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국경 분쟁지 갈완 계곡에서 충돌,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 등이 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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