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2월 소비자물가 7.0% 급등 이어 생산자물가도 9.7%↑
글로벌 CEO 3분의1 "코로나 이후에도 원격근무 유지될 것"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의 기업인 절반 이상이 인플레이션이 최소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지난해 10∼11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917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2%는 가격 상승 압력에 직면한 상태라고 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설문에 응한 미국의 CEO 중 59%는 물가상승률이 최소 2023년 중반 또는 그 이후까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우려했고, 유럽의 CEO들은 에너지와 식료품 관련 물가의 상승을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 허니웰인터내셔널의 데리어스 아담칙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왔다"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에 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 브레이크를 너무 강하게 밟으면 인플레이션의 이면에 있는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콘퍼런스보드 설문 결과는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0% 급등해 1982년 6월 이후 거의 40년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는 미 노동부 발표 하루 뒤에 나와 더욱 주목된다.
이날 공개된 12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도 201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9.7%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최근 13개월 사이 가장 작았고, 식음료와 에너지 가격은 전월보다 하락한 것으로 집계돼 기업들의 생산 비용 부담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번 콘퍼런스보드 설문에서 기업인들이 향후 경영에서 걱정하는 사안은 지역별로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미국의 CEO들은 올해 가장 우려하는 외부 문제로 노동력 부족을 꼽았고,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을 2∼3위로 지목했다.
유럽의 CEO들은 인플레이션을 최대 걱정거리로 꼽았으나, 중국과 일본의 CEO들은 코로나19가 올해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기업들과 달리 코로나19는 미국 CEO들의 우려 사항 중 4위에, 유럽 CEO들의 우려 사항 중 10위에 각각 오르는 데 그쳤다.
코로나19의 경영 영향에 대한 CEO들의 생각이 지역별로 크게 갈라진 것은 각국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대응 정책 차이와 무관하지 않다.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은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여전히 봉쇄 조치를 활용하는 반면 유럽과 미국은 대체로 정상적 경제활동을 유지하면서 백신과 검사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고 콘퍼런스보드는 지적했다.
데이나 피터슨 콘퍼런스보드 CEO는 서비스 중심의 미국 경제와 달리 제조업 기반의 중국 경제는 재택근무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우려 사항 리스트 맨 위에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글로벌 CEO들의 3분의 1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최소 40%의 인력이 주 3회 이상 사무실 밖에 일하는 원격근무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CEO들은 과반인 53%가 원격근무가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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