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볼리비아·페루 이어 칠레 대통령 취임식 불참 선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역내 좌파 정권 출범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면서 고립을 자초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인터넷 언론 '가제타 브라질'과 인터뷰를 통해 3월 11일 열리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제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면서 "칠레의 새 대통령 취임식에 누가 갈지 모르지만, 나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파 보리치 당선인은 ?지난 달 대선에서 우파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칠레 대선 결과에 대해 침묵하다가 나흘 만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9년 취임 이래 좌파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회피해 왔다.
2019년 10월 아르헨티나 대선이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의 승리로 끝나자 "아르헨티나 국민이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악담을 퍼부은 데 이어 페르난데스가 브라질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브라질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2003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었다.
2020년 11월 좌파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 취임식에는 볼리비아 주재 브라질 대사가 참석했고, 지난해 7월 역시 좌파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 취임식에는 부통령과 외교부 장관을 보냈다.
반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과 길례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 취임식에는 직접 참석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나치게 이념을 앞세운 외교 행보를 보이면서 역내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역내 2∼3위 교역국인 아르헨티나·칠레와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면서 경제적 손실과 함께 지역통합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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