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잘 된다면 헝다 사업에 희망 될 것"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계열사인 헝다차가 전기차 양산을 시작했다.
14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헝다차는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톈진 공장에서 진행된 헝츠(恒馳)5 양산 1호차 출고식 영상을 올렸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헝츠5는 헝다차가 양산을 시작한 첫 전기차 모델로 한 번 충전으로 약 700㎞를 주행할 수 있다.
가격은 20만위안(약 3천700만원) 미만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시장에서 안착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오(웨이라이), 엑스펑(샤오펑), 리오토(리샹)의 가격대가 30만위안(5천600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하이의 비즈니스 자문사인 쒀레이 소속인 에릭 한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헝츠5가 잘 팔린다면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노력해온 헝다에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안팎의 크고 작은 수백개 전기차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후발 주자인 헝다차의 순항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모기업의 디폴트로 인한 부정적 브랜드 이미지도 시장 안착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헝다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지난 2019년 20억달러(약 2조4천억원)의 자본금으로 헝다차를 설립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헝다는 지방정부 투자까지 유치하면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펴 2025년까지 중국과 해외 공장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양산 일정이 원래 계획보다 늦어졌다.
헝다차 설립 이후 작년까지 헝다가 전기차 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294억 위안(약 5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한다.
모기업인 헝다가 자금난에 휘청이면서 헝다차 역시 작년 협력업체와 일부 임직원들에게 대금과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경영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한때 시장에서는 헝다가 새로 전기차 사업에 진출한 샤오미(小米) 등에 헝다차를 팔아 유동성 위기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지만 쉬 회장은 지난해 11월 회사 내부 회의에서 향후 10년 안에 헝다를 전기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면서 헝다차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