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무시하며 갠지스강·야무나강 합류 지점서 복 기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는 가운데 힌두교 축제에 또 수만명의 '노마스크 인파'가 운집했다.
14일 ABP뉴스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프라야그라지에는 수만명의 힌두교 순례객들이 몰렸다.
이들은 힌두교 '마카르 산크란티' 축제를 맞아 프라야그라지 인근 강에 몸을 담그며 복을 기원했다.
마카르 산크란티 축제는 매년 1월 중순 열리는 추수 감사 축제로 이 때는 특히 갠지스강과 야무나강의 합류 지점인 프라야그라지에 수많은 힌두교 사제와 순례객들이 모인다.
올해도 인도 전역에서 사람들이 밀려들었고 이 과정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전히 무시됐다. ABP뉴스는 사람들의 70% 이상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100만명 이상이 이번 축제에 참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도에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크게 확산하는 상황이라 이런 축제가 감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1일 5천326명까지 떨어졌다가 폭증을 거듭한 끝에 이날 26만4천202명으로 불어났다. 불과 한 달 사이에 50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인도에서는 지난해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대규모 힌두교 축제가 열렸다가 4∼6월 대확산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지난해 초 북부 우타르칸드주에서는 세계 최대 종교 축제로 불리는 '쿰브 멜라'(Kumbh Mela) 축제가 열렸고 이후 전국적으로 감염이 확산하면서 5월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41만명까지 치솟는 대폭증에 시달렸다.
최근 인도에서는 힌두교 축제 외에 선거 유세, 휴양지 해변 등에도 노마스크 인파가 몰렸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우타르프라데시주, 펀자브주 등에 대한 2∼3월 선거 일정을 발표하면서 이달 15일까지 각종 정치 집회와 유세에 대한 금지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전문가 사이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덜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역에 더 무관심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의 전염병학 교수 아난드 크리슈난은 최근 뉴욕타임스에 "사람들은 코로나를 가벼운 질병으로 생각한다"며 어떤 방역 조처가 내려지더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성가신 것으로 여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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