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직접 트랙터 설명하고 시운전…"한국의 큰 기증에 감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박철주)은 14일(현지시간) 현지 농업고등학교 3곳에 트랙터 등 10만6천달러(약1억2천600만원) 상당의 영농기자재를 전달했다.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차로 2시간 반 거리인 프리스테이트주 크룬스타트의 트리오고등학교 농장에서 열린 이날 기증식에는 안지 못섹가 남아공 기초교육부장관, 파이 막고에 프리스테이트주 교육장관, T 모카차네 모카카 시장과 해당 학교장 3명 등 관계자 수십 명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우리 정부에서 현지학교 교육훈련용으로 기부한 농기자재는 트랙터 외에 라운드 베일러, 스퀘어 베일러 등이다.
박철주 대사는 기증식에서 "넬슨 만델라가 말했듯 교육은 개인적 개발의 큰 엔진이다. 특히 농업 부문은 남아공에서 경제성장과 청년 실업 해결에 큰 잠재력이 있다"면서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전달하는 이번 농기자재가 영농 교육에 이바지하고 청년 농부를 키우는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못섹가 기초교육장관은 "한국 정부의 기증에 감사하고 흥분된다"면서 "농업은 천하지대본으로 특히 연중 해가 많이 비치는 프리스테이트주는 남아공의 주된 곡물 생산지로 이곳 학교에 영농기자재를 기증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다"고 평가했다.
남아공에서 대사관 기증식에 장관급 인사가 직접 참석해 행사 내내 함께 한 것은 흔치 않다. 교육자 출신인 못섹가 장관은 2009년부터 13년째 기초교육부만을 전문적으로 맡아온 베테랑이다.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은 앞서 지난해 8월 음푸말랑가주의 부흘레 영농학교에 트럭과 지게차 등 9만달러 상당을 전달한 바 있다.
이날 행사가 열린 50년 역사의 트리오 고교는 학생 약 970명에게 농업, 기술, 일반과정 등을 가르치며 총 부지 800㏊(8㎢)가 넘는 농장 2곳을 갖고 있다.
농장 현장 체험까지 포함해 3시간 넘게 이뤄진 기증식에서는 11학년(고2 해당) 학생이 대사관에서 전달한 트랙터를 직접 시운전하기도 했다. 농장에서는 소 148두, 양 150마리를 키우고 대두, 옥수수, 해바라기 등을 재배하고 있다.
학교 측은 또 사료용 대두 밭에서 드론을 이용해 토질 등을 분석하고 현장에서 제초제를 살포하는 장면도 보여줬다.
학교장들은 "상업농을 키우고 영농교육에서 기술과 혁신을 추구하고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터에 한국의 기증은 우리에게 큰 기증이다"라며 일제히 사의를 표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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