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 첫 인터뷰 "로봇 등 첨단기술 발전 인상적…팬데믹 이후도 하이브리드 교육"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한국의 로봇 등 기술혁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교육과 현대화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안지 못섹가 남아공 기초교육부장관은 14일(현지시간) 한국언론 중 처음으로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남아공은 로봇 등 첨단기술에서 뒤처져 있다. 한국과 교육 부문에서도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9년 9월 유네스코 고위급포럼을 계기로 방한했을 때 콘퍼런스에서 로봇 작동 시연으로 보여준 기술 개발 수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도 했다.
못섹가 장관의 인터뷰는 이날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이 1억2천만 원 상당의 트랙터,라운드 베일러 등 교육용 영농기자재를 현지 농업학교 3곳에 기증하는 행사를 계기로 따로 이뤄졌다.
고등학교 교사와 대학 강사 출신으로 66세인 그는 남아공에서 기초교육부 장관만 내리 13년째 맡고 있어 남아공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일가견이 있는 최장수 교육장관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프리스테이트주 교육부의 교육과정 운영담당 차치 몬초 국장도 "한국은 1960년대 약체 경제권이었지만 IT와 첨단기술에 대한 교육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선진 경제권이 됐다"면서 "우리도 이같이 남아공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주남아공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남아공 교육부 사무차관이 몇 년 전 세종시 '스마트 학교'를 견학할 정도로 로보틱스와 컴퓨터 코딩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못섹가 장관은 남아공과 한국은 서로 장점에 기반해 교류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면서 일례로 남아공은 풍경이 아름답고 광업 국가로서 벤치마킹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농고에 영농기자재를 기증해 준 데 대해 한국민에게 감사하면서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의 푸드바스켓(식량생산기지)일 뿐 아니라 세계 속의 푸드바스켓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남아공의 주된 곡물산지 중 하나인 프리스테이트의 농업학교 3곳에 영농기자재를 기증한 것은 잘한 선택이라면서 이곳은 일 년 내내 햇볕이 잘 들어 농사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N1고속도로를 따라 2시간 반 넘게 오는 동안 지평선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초지 속에 방목하는 소떼와 해바라기, 옥수수를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지난 2년간 남아공 교육부문도 크게 혼란스러웠지만 온라인 교육 등을 활용해 헤쳐나왔다면서 팬데믹 이후에도 테크놀로지에 기반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교육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그동안 농업 커리큘럼과 기술교육에서도 약진이 있었으며 첨단기술은 농업 등 어떤 것에도 연결해 경쟁력이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에 약 1만 명의 남아공 출신 원어민 영어강사가 다녀가 양국 간 문화적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과 관련, "남아공인이 한국에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증식 공개연설에서도 한국이 지난해 손세정제 등 코로나19 보건물자를 남아공에 지원한 데 대해 거듭 사의를 표하면서 한국이 백신 접종에서 앞선 것처럼 남아공도 접종률을 높이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번 주 남아공에서 개학했지만 수도권 하우텡주를 중심으로 학생 40만 명이 학교 배정을 제때 못 받아 큰 혼란이 일어난 것과 관련, 진땀을 뺐다면서 "새해 하우텡주에서 태어난 신생아 265명 가운데 50명만 남아공 출신 아이이고 나머지는 주변국 짐바브웨 등에서 온 아이들일 정도로 이민과 이주가 많아 인구가 과밀한 데에도 이번 혼란의 원인이 있다"고 해명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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