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지오 아르마니 "내 삶에 긍정적 영향 끼친 사람"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20세기 남성복 패션 분야를 혁신한 것으로 평가받는 유명 디자이너 니노 세루티가 91세로 별세했다고 AP·AFP 통신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루티는 자신의 집안이 섬유 기업을 경영하는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역에서 엉덩이 수술 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해왔지만 숨졌다.
기자를 꿈꾸던 그는 1950년 부친의 사망 이후 20세의 나이로 가업을 물려받았고, 1957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첫 번째 남성복 회사 '히트맨'을 시작했다.
그는 1960년대 중반 젊은 시절의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히트맨 디자이너로 고용하기도 했다.
세루티는 1967년 당시 패션 중심지였던 프랑스 파리에서 고급 남성복 패션 회사인 '세루티 1881'을 열고 다양한 색상과 부드러운 실루엣을 이용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프랑스 배우 장폴 벨몽도뿐만 아니라 미국 할리우드 스타 마이클 더글러스, 리처드 기어, 잭 니컬슨, 로버트 레드퍼드도 그의 고객이었다고 AP는 전했다.
영화 '원초적 본능'의 마이클 더글러스와 '프리티 우먼'의 리처드 기어, '필라델피아'의 톰 행크스 등이 그의 옷을 입고 출연한 것으로 유명하다.
세루티는 이후 여성복과 향수·시계·액세서리 분야에도 진출했고, 페라리 포뮬러원(F1) 팀의 디자이너를 맡기도 했다. 그는 2001년 '세루티 1881'을 매각했다.
아르마니는 "세루티가 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 중 하나라고 항상 생각해왔다"면서 "디자이너와 사업가로서 의복의 부드러움에 대한 취향뿐만 아니라 균형 잡힌 시각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카를로 카파사 이탈리아국립패션협회 회장은 "위대한 혁신가이자 이탈리아에서 가장 멋진 사람 중 한 명이었다"고 그를 추모했고, 이탈리아 경제개발부 고위 관료도 "이탈리아 기업가 가운데 거물이 떠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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