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지사 취임…"교실서 정치 없애고 코로나에도 주5일 등교"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전·현직 대통령 간 대리전 성격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버지니아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 신인 공화당 글렌 영킨이 15일(현지시간) 취임하며 4년 간의 주지사 직무를 시작했다.
버지니아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인사가 승리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영킨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성적인 지지자다.
워싱턴포스트(WP)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영킨 주지사는 이날 주도 리치먼드의 주 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거기간 분열된 상처를 한 데 묶고 버지니아 주민 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영킨 주지사는 선거 기간 민주당 후보를 역전시키게 해준 이슈인 교육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교실에서 정치를 없애고 본질에 다시 집중하겠다"며 수학, 과학, 읽기와 같은 핵심 과목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모든 역사,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르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학부모를 존경하고 여러분에게 자녀 교육에 대한 자율권을 줄 것"이라며 자녀가 교실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학부모가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킨은 선거 기간 내내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권리와 학교 이사회에 대한 학부모의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열세이던 지지세를 역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 초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테리 매콜리프 민주당 후보는 학교가 학생에게 뭘 가르쳐야 할지 학부모가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여파로 선거 막판 역전패를 당했다.
영킨 주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정도에 따라 학교가 폐쇄되기도 했던 과거 정책에 맞서 아이들을 주 5일 등교시키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교사 급여 인상은 물론 교육 수준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식 직후 그는 공교육에서 비판적 인종이론(Critical Race Theory·CRT·인종차별이 백인 주도의 사회·법체계 차원이 문제라는 가설)을 포함한 분열적인 개념의 사용을 중단하라는 내용 등의 행정 조치에 서명했다.
작년 11월 치러진 버지니아주지사 선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1년 만에 맞붙은 대리전으로 해석되며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졌다.
매콜리프 후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받을 정도로 선거전에 사활을 걸었지만, 바이든의 지지율 추락으로 영킨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영킨은 트럼프를 지지하면서도 적정 거리를 유지한 전략을 쓰며 막판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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