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범, 랍비 등 4명 붙잡고 FBI·경찰 특공대와 대치…인명 피해 없어
"미국에 분노, 폭탄 소지 협박"…바이든, 인질 사태 긴급 보고 받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 유대교 예배당에서 한 남성이 랍비 등 4명을 인질로 붙잡고 미국 연방수사국(FBI), 경찰 특수기동대(SWAT)와 대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텍사스주 콜리빌 경찰 등 사법당국은 15일(현지시간) 포트워스 북동쪽에 위치한 유대교 예배당에서 인질극이 발생함에 따라 대응 작전에 나섰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유대교 성직자인 랍비를 비롯해 최소 4명이 인질로 붙잡혔다고 밝혔다.
인질극이 벌어지자 경찰 특수기동대가 현장에 배치됐고 FBI 요원도 출동했다.
AP 통신은 사법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알카에다와 연관된 파키스탄 출신 여성 과학자 아피아 시디키 석방을 요구하는 인질범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도 2명의 관리를 인용해 시디키 석방 요구가 인질 사태의 동기가 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레이디 알카에다'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진 시디키는 파키스탄 국적 여성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신경과학을 공부하고 브랜다이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 과학자다.
시디키는 2008년 시안화나트륨(청산가리)과 테러 계획이 적힌 종이를 가지고 있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붙잡혔다.
이후 아프가니스탄 내 미국인을 공격·살해하려 한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았으며 2010년 86년 징역형을 선고받아 텍사스 교도소에 갇혀 있다.
FBI에 따르면 현재 인질 사태에 따른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FBI 요원들은 인질범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당국은 용의자의 무장 여부에 대해선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은 예배당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앞서 이날 유대교 예배는 자체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됐고 인질범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화가 나서 욕설을 하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텍사스 현지 매체 스타텔레그램은 이 남성이 이슬람교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여동생과 얘기하고 싶다고 했고 "누군가가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내가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시청했던 한 교인은 로이터 통신에 이 남성이 미국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며 자신이 폭탄을 가졌다는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텍사스 휴스턴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사건 현장으로 가고 있다"며 "이스라엘 관리들은 미국 사법기관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질 사태 상황을 긴급 보고받았고 국가안보팀이 연방 사법기관과 접촉하고 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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