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뉴질랜드 총리 "심각한 피해"…통신 두절·헬기 접근 난항
해안가 쓰나미 강타하고 식수난까지…국제사회 지원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이의진 기자 =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통가에 해저화산 분출로 쓰나미가 강타한 가운데 이틀째 통신 장애로 구체적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통가 남쪽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는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주통가 뉴질랜드 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피해 규모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북부 수변 지역에 선박과 큰 바위가 뭍으로 밀려 올라오는 등 쓰나미가 큰 충격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망자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어오진 않았지만, 화산분화의 여파로 통신이 끊긴 상황을 고려하면 아직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가늠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오후 5시 26분께 누쿠알로파 북쪽 65km 해역에 있는 해저 화산인 통가 훙가 하파이 화산이 8분간 분화하면서 누쿠알로파는 1.2m 높이의 쓰나미(해일)에 휩쓸렸다.
통가 당국은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며, 저지대로 바닷물이 들이닥치면서 놀란 주민들이 대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 CNN 방송은 현지 언론을 인용, 쓰나미로 인해 해안 근처 왕궁에서 통가의 국왕인 투포우 6세도 고지대로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분화는 분출물이 20㎞ 상공까지 치솟았으며, 반경 260㎞지역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대규모였다. 심지어 1만km 떨어진 미국 알래스카에서도 화산 활동에 따른 굉음이 들릴 정도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로 인해 오후 6시 40분께부터 통가의 통신 서비스에 문제가 생겨 이후부터 현지 피해 상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던 총리는 화산활동으로 해저 케이블이 훼손되면서 뉴질랜드와 통가 간 통신이 끊겼으며, 통신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뉴질랜드 정부는 통가 주재 자국 직원들과 연락이 닿았다고 밝혔다.
그는 "해변의 상점들이 피해를 보고 상당한 청소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규모로 발생한 화산재 탓에 식수가 오염된 탓에 현재 식수 확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누쿠알로파는 두꺼운 화산재로 덮여있지만 다른 상황은 차분하고 안정돼 있다"면서 "누쿠알로파 일부 지역에는 전력이 복구됐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통가 외곽 섬 등의 피해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통가 출신 뉴질랜드 노동당 소속 혼 제니 살레사 하원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까스로 통가의 하피아 섬과 연락하는 데 성공했다며, 하피아 섬의 경우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섬에 화산재가 많이 쌓인 탓에 식수에 문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통가인들이 모인 페이스북 페이지 '라이브잇통가'(Live It TONGA)에서도 이같이 통가 내 지인과 연락이 닿은 이들이 전해 들은 현지 피해 상황을 실시간 공유 중이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쓰나미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 소식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숙박 시설이 모여 있는 최대 섬 통가타푸 서쪽 해안에 시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던 총리는 대규모 화산 폭발은 멈췄고 화산재가 떨어지는 것도 멈췄지만, 추가 폭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뉴질랜드는 화산재 등 기상 여건이 나아지는 대로 정찰기를 파견할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통가 상황을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유엔이 필요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태평양 이웃국들에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와이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이날 "이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에 근거해 화산 분출로 인한 미국 등 환태평양 지역의 쓰나미 위협은 지나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통가 인구는 10만5천 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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