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들이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를 둘러싼 '이상 열기'를 경고하고 있음에도 중국 지방 정부들은 잇따라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과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는 각각 향후 5년간 메타버스 개발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우한 정부는 메타버스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을 실물 경제와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허페이 정부는 메타버스와 같은 첨단 분야에서 여러 선도 기업과 제품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상하이(上海) 정부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기술산업 5개년 계획에서 메타버스를 지원하는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항저우(杭州) 정부는 학자와 기업 대표들로 구성된 '메타버스 위원회'를 설립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인도 많이 찾는 중국 유명 관광지 장자제(張家界·장가계)를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연구센터가 후난(湖南)성에 설립됐다. 이에 따라 장자제는 중국 최초로 메타버스 연구센터를 설립한 명승지가 됐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비롯해 중국 많은 빅테크들과 스타트업들도 메타버스 관련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은 메타버스를 둘러싼 열기를 투기 행위로 경계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해 11월 "현재의 메타버스 광풍을 이해하는 데 모두가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고 했고, 지난달에는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거래는 변동성과 사기, 불법 자금 모금, 자금세탁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 산하 증권시보는 지난해 10월 "메타버스 같은 거창하고 환영적인 개념에 맹목적으로 투자한다면 결국 데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달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은 보고서에서 메타버스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이지만 기술적 특징과 개발 패턴을 볼 때 사이버안보 위협부터 기술 패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잠재적인 국가안보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당보 경제일보는 지난해 11월 메타버스 관련 주식 투자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와 개발을 필요로하는 메타버스 같은 미성숙한 개념에 성급히 돈을 집어넣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SCMP는 "관영매체의 반복적인 경고에도 중국 지방 정부들이 메타버스 개념의 많은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앞다퉈 메타버스를 수용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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