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기업 체크막스 북아시아 영업 총괄 부사장 애드리안 옹
한국 경험 16년…"직급 관계없이 기여·지식만큼 말할 수 있어야"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글로벌 IT기업에서 일하면서 저는 늘 상사에게 '한국은 크기가 딱 좋은 시장이다'라고 얘기합니다. 5천만 국가 인구에, 수도권 인구가 2천500만명. 모두가 IT에 익숙하고요. 한국에서 솔루션을 인정받고 자신감을 얻었다면 어떻게 이것을 한국 밖으로 가져갈까를 생각할 때입니다."
애드리안 옹 체크막스 북아시아 영업 총괄 부사장은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의 발전 가능성을 이렇게 전망했다.
옹 부사장은 "게다가 한국의 젊은 세대는 갈수록 영어를 잘하고 언어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와 소통하고 해외 시장에 참가하는 한 단계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옹 부사장은 2006년 처음 한국을 드나들며 출장 근무를 하기 시작했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IBM 한국 주재원으로 일했다. 한국 근무 경험이 16년에 달한다.
그는 작년 3월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SW) 개발 보안(시큐어코딩) 전문 기업 체크막스에 영입됐다.
싱가포르 출신인 옹 부사장은 "싱가포르는 500만 인구 중 '진짜 현지인'은 200만명에 불과하고, 애플리케이션(앱) 내려받기 수가 잘 나왔을 때 50만건 정도여서 IT 기술 신뢰도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한국과 싱가포르를 비교해 설명했다.
옹 부사장은 "체크막스에서 발전 가능성이 큰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국을 잘 아는 제가 부사장으로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옹 부사장은 IBM 재직 시절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사업부장으로서 일선에서 직접 고객과 만나는 일을 했다.
그는 "한국 직원들이 제 명함이 나오기 전에는 편하게 손 흔들며 인사하다가 '상무'라고 적힌 한국 명함을 받고 나니 바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조심하는 것을 보고 많이 웃었다"고 했다.
옹 부사장은 "이후 회의를 진행할 때 '직급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기여하는 만큼, 자신이 아는 만큼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든 안 좋은 아이디어든 모든 사람이 말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며 "지금까지도 이런 생각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이 참 성실한 노동 문화를 가지고 있다. 아무도 '노'(no) 라고 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래도 합리적이지 않을 때는 '노' 해도 된다고 직원들에게 주지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한국에 공식 진출한 체크막스는 보안 소프트웨어를 고객사가 데이터 센터의 서버에 설치해 쓰는 온프레미스 서비스와 작년 8월에 개시한 이용권 구매 방식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한국에서 선보인다.
전자는 대기업이, 후자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주요 고객층이다.
옹 부사장은 "한국에서는 이 클라우드에 더해, 한국에 있는 보안 전문 인력이 직접 돕는 더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소수의 엔지니어만으로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 더 효율적으로 보안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hye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