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 했던 뉴욕 브로드웨이의 흥행부진…40%가 빈자리

입력 2022-01-18 01:18  

예상 못 했던 뉴욕 브로드웨이의 흥행부진…40%가 빈자리
연말시즌 매출도 반토막…9개 작품 공연일정 단축·중단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1년 반 동안 문을 닫은 뒤 공연을 재개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기록적인 흥행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브로드웨이 극장의 객석 점유율은 62%에 불과했다. 이는 극장 연주자들의 파업으로 파행을 빚었던 지난 2003년 이후 최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20년 1월 브로드웨이 극장의 객석 점유율은 94%에 달했다.
연말 시즌의 흥행도 반 토막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1년 중 가장 관객이 많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4천만 달러(한화 약 477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 같은 기간에 기록한 9천900만 달러(약 1천180억 원)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객석을 가득 채우는 인기 뮤지컬도 있지만, 흥행은 이전과 같지 않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해밀턴'의 경우 코로나19 전에는 프리미엄 좌석의 가격이 847달러(약 101만 원)에 달했지만, 최근엔 299달러(약 35만 원)로 떨어졌다.
관객의 수요를 감안해 가격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연 일정 단축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는 극장도 늘어나고 있다. 공연을 할 때마다 연기자와 연주자, 스태프 등에 대한 보수를 포함해 적지 않은 제작비가 투입되지만, 줄어든 관객 탓에 수지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애인트 투 프라우드', '다이애나', '재기드 리틀 필' 등 6개 작품의 공연이 조기 종료됐다.
또한 '앵무새 죽이기'와 '걸 프롬 더 노스 컨트리' 등 3개 작품은 일단 공연을 잠정 중단한 뒤 6월 이후 재개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이달 말이 되면 브로드웨이 41개 극장 중에서 무대에 불이 켜진 극장 수는 19개로 줄어들게 된다.
브로드웨이에서 5개의 극장을 운영하는 주잼슨 시어터의 잭 비어틀 대표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중 최악의 흥행 부진"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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