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발 점점 커져…현직 각료까지 항명
방역규제 완화·수신료 동결 등 '포퓰리즘' 정책으로 위기 타개 시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파티게이트'로 살얼음판에 섰다.
조사 보고서를 보고 얘기하자면서 당장 목에 칼이 떨어지는 것은 막아놨지만 조만간 보고서가 나온 뒤 상황은 예측불가다.
코로나19 방역규제 완화, BBC 수신료 동결, 영불해협 보트 이주 관리에 군 투입 등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위기 타개를 시도해 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이런 와중에도 추가 의혹은 계속 나오고 야당의 공격 뿐 아니라 당내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존슨 총리와 앙숙이 된 전 측근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 수석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문제가 된 2020년 5월 20일 총리실 파티를 존슨 총리가 승인했다고 주장했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존슨 총리에게 직접 우려를 전했으며, 존슨 총리는 술 마시는 파티임을 알았지만 의회에서 업무상 모임이라고 여겼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총리실 관계자도 존슨 총리가 사전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총리실은 그러나 모두 부인했다.
조지 프리먼 과학 담당 부장관은 지역구 유권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총리실 술판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하며 존슨 총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고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금까지 총리 불신임 요구 서한을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로 보내고 이를 밝힌 의원은 모두 6명이다. 54명이 넘으면 절차에 들어가는데 실제 몇명이나 서한을 보냈는지는 아직 비공개다.
브렉시트 찬성 모임을 이끌었고 당내 영향력이 큰 스티브 베이커 의원은 지역구에서 60대 1로 총리에 반대한다고 민심을 전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다만 그는 법을 만드는 사람들은 법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행동에 나서기 전에 일단 보고서를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장관들이 엄호를 시도했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다.
존슨 총리 충성파인 프리티 파텔 내무부 장관은 지난해 런던에서 봉쇄 중 열린 불법 파티는 의료진이나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하고선 이날 의회에서 존슨 총리를 방어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더 타임스 등은 존슨 총리가 위기 타개를 위해 총리실 인적 쇄신, 총리실 음주문화 개선 등의 '큰 개 구조 작전' 혹은 '붉은 고기 작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재택근무 권고와 백신 패스 등의 코로나19 '플랜B' 종료 검토, 영불해협 보트 이주민 관리에 해군 투입, BBC 수신료 동결 후 폐지 등 수입구조 변경 검토 등과 같은 '포퓰리즘'적 정책들도 여기에 들어간다.
나딤 자하위 교육부 장관 등은 이에 대해 그런 배경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영국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커티스 스트라스클라이드대 교수는 "지지자 절반이 사임을 얘기하는 상황에서 존슨 총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을지 의원들은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타임스 라디오에서 말했다.
이날 웨스트민스터 보팅 인텐션이 유권자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보수당은 지지율이 30%로 노동당(43%)에 13%포인트 뒤졌다.
유고브 여론조사에서는 2천946명 중 73%가 존슨 총리가 봉쇄 규정을 어겼다고 답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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