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의원 7명, 우크라 대통령 등 고위인사 면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협상이 무위로 돌아가며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의 여야 상원의원들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의원 7명은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과시하기 위해 이날 키예프에 도착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을 잇달아 만났다.
진 섀힌 민주당 상원의원은 "우리 초당파 의원 대표단은 미국이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지지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대표단 일원인 롭 포트먼 공화당 의원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 영토의 온전함을 방어하는 동시에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려는 개혁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단에는 이들 외에 민주당에서 크리스 머피, 케빈 크레이머, 에이미 클로버샤, 리처드 블루멘설 의원이, 공화당에선 로저 위커 의원이 합류했다.
이들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러시아와의 연쇄 담판에도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이런 잇따른 만남에도 돌파구 마련은커녕 러시아가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 사이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미 의원들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고조된 전쟁 기류를 완화하는 동시에 정치권이 정부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며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차원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상원 민주당은 지난 1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러시아를 제재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바 있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와 무관하게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과 관련한 제재를 담은 법안을 발의했지만 백악관은 자칫 동맹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서방과 러시아의 협상이 무위로 돌아간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가 위장 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 쌓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강한 경고음을 울린 상태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전례 없는 경제 제재를 예고했으며,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東進) 금지를 요구하면서 오히려 쿠바 등에 군사 인프라를 배치하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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