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코로나 전파' 의심…홍콩, 햄스터 2천마리 안락사시킨다(종합)

입력 2022-01-18 19:11   수정 2022-01-19 17:18

'사람에 코로나 전파' 의심…홍콩, 햄스터 2천마리 안락사시킨다(종합)
애완동물 가게 점원 햄스터서 델타 변이 감염 의혹…약 150명은 격리 대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애완동물 가게 점원이 햄스터로부터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당국이 약 2천마리의 햄스터를 안락사 시키기로 결정했다.
홍콩 어업농업자연보호부(AFCD)는 이날 모든 애완동물 가게와 소유주들에게 안락사를 위해 햄스터를 인계하라고 밝히며, 햄스터의 수입과 판매를 즉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홍콩에서 동물-사람 간 코로나19 전염 의심 사례가 처음 나온 데 따른 조치다.
지난 16일 햄스터 등 설치류를 파는 코즈웨이베이의 애완동물 가게에서 일하는 23세 점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감염원이 불분명해 관심을 모았다.
약 3개월 동안 델타 변이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홍콩 지역사회에서 갑자기 델타 변이 감염이 확인되자 당국은 해외에 다녀오지 않은 이 점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이 '이상한 사례'라고 지적하며 조사 중이었다.
당국은 해당 가게의 햄스터 11마리와 해당 점원 외 추가로 다른 2명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 이 가게의 농장 창고에서 채취한 환경 샘플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부연했다.
당국은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예방적 조치로 해당 가게에서 지난 7일 이후 동물을 사간 약 150명은 의무 격리 대상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로서는 동물과 사람 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2일 이후 홍콩 전역에서 햄스터를 구매한 모든 이들도 의무 검사 대상이라며, 음성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역사회 활동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이들이 구입한 햄스터를 모두 인계해야한다고 밝히면서 약 2천마리의 햄스터가 인도적 방법으로 안락사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햄스터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으며 공중보건에 근거해 이같은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당국은 "모든 애완동물 주인들은 동물과 우리(cage)를 다룰 때 위생을 철저히 지켜야하며, 그들에게 뽀뽀를 하거나 길거리에 버리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당 애완동물 가게 점원의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유전자 타입이 유럽과 파키스탄에서 유행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이 햄스터들의 바이러스에서 해당 점원과 같은 유전자 타입이 발견돼 햄스터에서 점원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DNA 전문가인 길먼 시우 홍콩이공대교수는 홍콩 공영방송 RTHK에 이 점원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최근 감염자들과 유사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는 설치류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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