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무너지고 해안 쑥대밭…"미확인 사망자 3명"
통신 장애로 구호 난항…코로나19 청정국에 유입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이의진 기자 = 15일(현지시간) 해저화산 폭발로 직격탄을 맞은 인구 10만의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통가의 참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화산 폭발로 끊긴 통신이 아직 복구되지 않아 보다 자세한 인명 피해 집계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지만 18일 현재 3명이 사망했다는 초기 조사 결과가 나온다.
또 현지를 촬영한 위성 사신이 공개되면서 시설 피해 정도도 대략 파악되는 중이다.
로이터통신·영국 일간 가디언·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피터 룬드 고등판무관 대리는 쓰나미로 인해 사망자가 3명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그러나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통가에서는 쓰나미에 휩쓸려 가는 동물보호소의 개들을 구하려다 파도에 휩쓸려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영국 여성 앤젤라 글로버가 신원이 밝혀진 유일한 사망자다.
룬드 고등판무관 대리는 글로버가 여기에 포함됐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피니 헤나레 뉴질랜드 국방장관은 한 방송에서 글로버를 포함해 2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룬드 고등판무관 대리는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에도 일부 피해가 발생했지만 통가타부 섬의 서부 해안 지역이 더 큰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유엔의 위성사진 분석 기구인 유엔활동위성프로그램(UNOSAT)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최대 섬 통가타부를 비롯한 등지에서 일부 건물은 무너지지 않았으나, 붕괴한 것으로 보이는 건물이나 시설도 확인된다.
사진상으로는 대지 전체가 검회색 화산재를 뒤집어쓴 탓에 섬 전체가 마치 흑백 사진처럼 변했다.
UNOSAT가 공개한 하파이 섬 내 마을 노무카의 피해 집계 자료에 따르면 기구가 분석한 섬 지역 56㎢ 중 건물 138채가 보이지 않게 됐으며, 파손된 채 남아 있는 건물이 41채, 재로 덮인 건물은 63채로 파악된다.
위성사진 분석 업체 막사르테크놀로지가 푸아모투 국제 공항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기존 흰 선으로 표시됐던 활주로가 침수된 탓에 보이지 않으며, 그 중 확인되는 일부도 화산재나 흙더미로 덮였다.
커티스 쿠이할란긴기 주호주 통가 고등판무관 차석은 뉴질랜드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산에서 하파이 군도 내 망고 섬 전체 마을이 파괴됐으며, 아타타 섬 역시 여러 건물이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망고 섬은 인구 50명의 작은 섬으로 화산에서 70㎞가량 떨어져 있으며, 아타타 섬은 인구 100명이 살고 화산에서 50㎞가량 떨어져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제드 세셀자 호주 국제개발·태평양 장관은 해안을 조사한 호주 경찰이 '주택들이 크게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누쿠알로파 서쪽 21㎞ 히히포반도의 하타푸 비치 리조트의 소유주는 페이스북에서 리조트가 완전히 쓸려나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성 사진을 보면 해저 화산이 폭발한 곳의 육지는 거의 소멸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추가 화산활동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전체 피해는, 특히 외곽 쪽 섬들은 아직 피해 정도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엔은 통가타푸섬 북쪽에 있는 하파이 군도에서 조난신호가 포착됐다며 포노이섬과 망고섬이 특히 우려된다고 전했다. 통가 정부에 따르면 포노이섬에는 69명, 망고섬에는 36명이 산다.
그러나 해저화산 폭발로 해저 통신케이블이 절단돼 여러 섬의 통신이 어려워 정확한 피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정찰기를 보내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뉴질랜드 대사관은 섬 전체가 두꺼운 화산재로 덮여 있다며 작은 섬들과 통신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는 구호조직을 가동해 구호 활동에 나섰다.
알렉산더 마테우 적십자 아시아태평양국장은 화산재로 오염된 식수 정화와 피난 쉼터 제공, 흩어진 가족 찾기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이 복구되지 않아 구호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국인 통가에 코로나19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가의 통신 케이블 업체 관계자는 화산 폭발로 해저케이블 2개가 절단됐다며 화산활동이 끝나 수리가 가능해질 때까지 복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주재 통가 대사관 관계자는 "우리는 다른 파도, 즉 코로나19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모든 구호품은 검역을 거쳐야 하고 외국 인력은 항공기에서 내리는 게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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