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라브로프 제네바서 회동…美 "러, 언제든 우크라 침공 가능"
블링컨, 18∼20일 우크라·독일 방문 '대러 공조'…"영토보전·외교 지속"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전쟁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또다시 만나 해법을 모색한다.
미러 외교 수장의 만남은 이달 중순 서방과 러시아와의 1차 연쇄 담판이 무위로 돌아가며 전쟁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오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논의한다고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18일 밝혔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러 외교 수장 간 만남은 지난달 2일 스웨덴 스톡홀름 회동 이후 처음이다.
이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완화를 위한 러시아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은 외교적 출구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150% 노력하고 있다"며 "그것이 라브로프 장관과 이번 만남의 원동력"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이번 회담을 "미국이 러시아와 주요 관심사를 공유하고, 러시아와 미국이 공통점을 찾을 기회가 어디에 있을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러시아가 진정으로 외교에 관심이 있는지, 그것이 옳다고 믿고 진지하게 협상할 준비가 돼 있는지, 외교가 러시아의 이익을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핑계로써 그런 논의를 할 것인지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지속적인 외교에서 긴장 완화에 반하는 행위를 해왔으며, 그에 따라 1월과 2월 사이에 언제든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네바 회담은 이날 두 장관의 전화 통화에서 합의됐다.
블링컨 장관은 통화에서 긴장 완화를 위해 외교적 경로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약속에 대해서도 재차 밝혔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유럽 안보에 대한 모든 논의에는 나토 동맹과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럽 파트너들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러 외교 수장 간 회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18∼20일 우크라이나와 독일을 방문한다고 국무부가 발표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으로 야기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19일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과 회동한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 직원 및 가족들과도 만나 러시아가 끝내 도발할 경우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국무부의 방침을 전할 예정이다.
20일에는 독일 베를린으로 이동해 독일, 영국, 프랑스와 대응책을 논의한다.
앞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지난 10일과 12일 러시아와 각각 회담한 데 이어 러시아가 포함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도 13일 긴장 고조 방안을 협의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종료했다.
AP통신은 미러가 안전보장 협상까지 벌였지만,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서방 등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방문이라고 전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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