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종연 주콜롬비아 대사 "중남미 국가 중 정부·국민간 우호 가장 긴밀"
정상급 교류 활발…4월 보고타·6월 서울국제도서전서 서로 주빈국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남미 콜롬비아를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 하나는 중남미 유일의 6·25 참전국이라는 사실이다.
6·25 당시 연인원 5천314명의 콜롬비아 군인들이 먼 한반도에서 자유를 위해 싸웠고, 이는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양국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종연 주콜롬비아 한국대사는 올해 한국과 콜롬비아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1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콜롬비아는 중남미 33개국 중 우리나라와 가장 긴밀한 정부 간·국민 간 우호관계를 구축한 나라"라고 말했다.
'혈맹' 콜롬비아와는 휴전협정 9년 후인 1962년 3월 정식 수교했다. 2011년엔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2016년엔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다.
추 대사는 "수교 60년 중 첫 50년은 콜롬비아 내전과 치안 문제로 양국 협력관계 발전도 제한적이었다"며 "그러나 2012년 우리 정상의 첫 콜롬비아 방문 이후 최근 10년은 양국관계가 확대·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이 지난해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것을 포함해 지난 10년간 정상급 인사교류도 8차례나 됐다.
이러한 긴밀한 관계엔 역시 콜롬비아의 한국전쟁 참전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추 대사는 "콜롬비아의 참전은 양국관계를 확고하게 뒷받침해주는 귀한 외교적 자산"이라며 "우리 정부와 국민의 지속적인 감사 표시와 보은 사업의 결과, 콜롬비아인들은 한국의 진정성 있는 말과 행동에 고마워하고 참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쉬운 점은 참전용사들이 90세 이상의 고령이라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참전용사 후손에게로 보훈정책의 초점을 맞춰 이들에 대한 장학혜택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쟁으로 맺은 인연이 한몫한 덕분인지 현지에서 한국의 이미지도 좋다.
추 대사는 "아마도 콜롬비아는 세계에서 '한국 프리미엄'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일 것"이라며 "한국과 한국문화, 한국제품, 한국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2016년 평화협정으로 반세기 내전에 종지부를 찍은 콜롬비아는 지난해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7번째 회원국이 됐다.
원자재가 풍부한 인구 5천만 명의 중견국으로서 우리와 경제협력의 여지도 크다.
추 대사는 "이제 양국관계가 개발협력 중심에서 호혜적인 협력관계로 바뀌어야 한다"며 특히 관심이 큰 협력 분야로 생명 다양성, 방산, 조선, 전자정부, 수소, 인프라 등을 꼽았다.
콜롬비아는 올해 5월 대선에서 첫 좌파 정권 출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추 대사는 "어떤 정부든 한국의 선진 과학기술과 경제발전 경험을 배우길 바랄 것"이라며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양국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에선 다양한 기념행사가 준비 중이다.
4월 보고타국제도서전,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국과 콜롬비아가 각각 주빈국으로 참여하며, 9월 보고타 황금박물관에서 한국문화특별전시도 마련될 예정이다.
추 대사는 2011∼2014년 3년 7개월을 콜롬비아 대사로 근무한 뒤 2020년 6월에 두 번째로 부임한 외교부 최고의 콜롬비아 전문가다.
콜롬비아라는 나라에 일종의 '소명의식'이 있다고 말하는 추 대사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서로의 관심사에 대한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며 아울러 "한·중남미 관계에서도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 같은 시그니처 정책과 그와 관련한 프로젝트 개발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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