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위험도에 비례해 살처분 범위 조정…철새 도래지 소독점검
멧돼지 개체수 줄여 ASF 억제…"연휴에 농장 방문 자제" 당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농가의 방역 상황을 더욱 엄격하게 점검한다고 19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일 이후 현재까지 가금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사례는 21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68건)보다 69% 적은 수준으로, 농가 방역수준이 높아지고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발생한 사례가 줄어든 결과다.
AI 확산 방지를 위한 살처분 규모도 대폭 감소했다.
닭은 1년전 동기(1만6천373마리)와 비교해 90% 줄어든 1천615마리, 오리는 직전 동기(1천752마리)보다 85% 감소한 267마리가 각각 살처분됐다.
다만 지난달 기준 국내에 서식하는 철새는 173만마리로 전년 동월(157만마리)보다 10% 많은 데다 2월부터는 철새가 북상하는 만큼 가금 농가들은 경각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유럽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주로 발생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H5N8형의 발생 빈도가 높아 이들 유형이 모두 국내에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과거 사례로 볼 때 여러 유형의 AI가 발생하면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방역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2주 단위로 AI 위험도를 평가하고, 각 시점의 위험도에 비례하도록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조정하는 등 정밀한 방역조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2020∼2021년에는 예방적 살처분 범위가 발생농장 반경 3㎞ 이내였지만 현재(1.8∼21)는 반경 500m(오리의 경우 1㎞)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지자체와 중앙점검반 인력을 활용해 산란계 특별 관리지역, 분뇨·비료업체, 전통시장 등의 방역 실태와 철새 도래지, 3번·38번 국도의 소독 실태도 강도 높게 점검할 계획이다.
ASF의 경우 양돈농장에서는 지난해 10월 5일 강원 인제군에서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추가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최근 야생멧돼지 ASF 검출 지역인 충북 단양·제천과 인접한 경기 동부, 충북·경북 북부에 양돈농장이 밀집해 있어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농식품부는 환경부와 협업해 3월까지 멧돼지 개체 수를 최대한 줄여 서식 밀도를 낮추고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계획이다.
또 전국 양돈 농장에 방역실과 내부 울타리 등 방역시설 설치 의무화를 추진한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보는 "설 연휴 기간에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늘어나면 고병원성 AI와 ASF의 확산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농가에서는 시설을 철저하게 소독하고 귀성객은 연휴 기간에 농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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