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침공 않을 것…미국, 히스테리 멈춰야"(종합2보)

입력 2022-01-20 02:43  

러시아 "우크라 침공 않을 것…미국, 히스테리 멈춰야"(종합2보)
러 외무부 관리 잇따라 주장…"서방이 호전적인 우크라 부추겨"
"우선 미국과 러시아 안전보장 합의 원해…나토는 '미국 +' 일뿐"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미국이 오히려 우크라이나를도발로 내몰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 미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없을 것임을 문서로 명확히 해야 한다는 기존 요구도 되풀이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과의 안보 협상에서 러시아 측 대표로 나섰던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19일(현지시간)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서방이 우려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없을 것이지만, 서방으로부터 안전보장을 받는 것은 러시아의 절대적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해 언급하며 "유럽이나 다른 어딘가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위험은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군사 공격하거나 우크라이나로 침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 서방이 무기와 군사교관을 보내고, 군사기지 설치와 군사훈련 등의 계획을 세워 이행하는 등으로 호전적인 우크라이나 정권을 부추기는 활동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오히려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때문에 유럽 안보 상황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미국과 러시아의 안전 보장에 대한 상호 이해를 이루고 합의점을 찾길 원한다면서 "이 과정에 너무 폭넓은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비생산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나토 조차도 '미국 +'라며 미국과의 협상이 일차적이라고 주장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지난 2008년 부쿠레슈티(루마니아) 나토 정상회의에서 나온,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이란 성명이 '그런 일이 절대 없을 것'이란 성명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그 대안으로 미국이 단독으로 우크라이나와 다른 국가들을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형태로 한다면 그 대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은 러시아 군대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과 군사훈련, 나토 공군기들의 비행 등이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전날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미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고위관리들이 한 목소리로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긴장 완화 조치가 없으며 러시아가 언제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전하면서 "러시아는 누구도 침공할 의도가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국 영토 내에서의 군대 이동 훈련은 우리의 주권"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10만명의 군대를 배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미국 측 주장에 대해 자국 내 군대 이동은 일상적 훈련의 일환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대사관은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문제를 둘러싼 히스테리를 멈추고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매파'들을 도발로 내몰지 않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위험을 확대 조장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우크라이나 내 강경주의자들을 러시아에 대한 도발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대사관은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공급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대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해 그들이 (돈바스 지역 휴전 협정인) '민스크 협정' 거부를 중단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10만 명의 군대를 배치하고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 등의 우크라이나 침공준비설을 반박하면서, 오히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강화하며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와 러시아 인근 국가들로의 나토 공격 무기 배치 금지 등을 규정한 협정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이웃한 벨라루스에서 내달 10~20일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우크라이나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9일 '연합의 단호함-2022' 훈련에 참여할 첫번째 러시아 부대가 군사장비들과 함께 이미 벨라루스 훈련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훈련 참가를 위해 수호이(Su)-35 다목적 전투기 12대, 첨단 방공미사일 S-400 운용 2개 포대, '판치리-S' 복합 공중방어 시스템 등이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로 이동배치된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일각에선 벨라루스 내 군사훈련은 러시아가 자국 서부뿐 아니라 벨라루스 방향에서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한 준비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이날 자국 당국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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