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호' 명목으로 경고문 게시 주장…법원 "표현의 자유 침해"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미국 법원이 3년 전 성범죄자 거주지에 '핼러윈 사탕놀이 금지' 경고문을 게시한 보안관 사무실이 헌법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19일(현지시간) 현지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이 보도했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조지아주 버트 카운티 개리 롱 보안관은 2018년 핼러윈을 앞두고 관내 성범죄자 57명의 거주지에 '경고! 이곳에서 트릭 오어 트릿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을 게시했다.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은 핼러윈 때 아이들이 동네 가정집을 돌며 사탕을 얻는 놀이이다.
롱 보안관은 페이스북에 "우리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경고문을 게시했다"며 "조지아 주법은 성범죄자의 핼러윈 참여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아동 보호를 위해 성범죄자에게 전자 추적장치 강제 착용, 학교ㆍ교회ㆍ공원 접근 금지, 이들의 거주지ㆍ이메일 주소ㆍ아이디(ID)ㆍ비밀번호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성범죄자 3명은 곧바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연방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9년 연방지방법원은 성범죄자 측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마크 트레드웰 수석판사는 "원고(성범죄자)들이 보안관의 게시물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에 반대한다는 게시물을 설치하면 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원고인 성범죄자들은 곧바로 항소했고,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제11 연방항소법원은 19일 하급법원의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항소법원은 "보안관의 경고문은 집주인인 성범죄자의 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설치된 것"이라며 "이런 행위를 허용하면 앞으로 보안관 사무실은 모든 주민 거주지에 모든 종류의 경고문을 내걸 수 있을 것"이라고 위헌 결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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