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가톨릭교회 의뢰 조사보고서 공개…피해자 60%가 8∼14세
"베네딕토 16세, 4건의 사례에 책임"…교황청도 유감 표명
(베를린·바티칸=연합뉴스) 이율 전성훈 특파원 = 독일 뮌헨 대교구에서 아동과 청소년 최소 497명이 성학대를 당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뮌헨 대주교로 재직했던 베네딕토16세 전 교황도 성학대 사건이 이어진 데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WSW변호사 사무실은 20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뮌헨대교구 성학대 감정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독일 가톨릭교회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보고서다.
변호사들은 1945∼2019년 뮌헨대교구에서 이뤄진 성학대 사건을 감정한 결과, 적어도 497명의 아동 등이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60%는 8∼14세의 아동과 청소년이었다.
성학대에 가담한 성직자는 사제 173명과 부제 9명 등 최소 235명에 달했다. 이들 중 40명의 성직자는 성학대가 적발됐는데도 다시 사목활동에 투입됐다. 이들 중 18명은 성범죄 전과가 있었다.
1977∼1981년 뮌헨대교구의 대주교였던 베네딕토 16세(94) 전 교황(재위 2005∼2013)도 이 중 4건의 사례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베네딕토 16세가 대주교로 재직하는 동안 법원에서 성학대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제 2명이 계속 사목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딕토 16세 측은 이번 일에 충격적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보고서에 지적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삼갔다.
베네딕토 16세의 개인 비서인 게오르그 겐스바인(65) 대주교는 성명을 통해 "명예교황(베네딕토 16세)은 재위 기간 여러 차례 말씀하셨듯 성직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미성년자 학대에 대해 충격과 수치스러움을 표현하신다"고 밝혔다.
다만, 겐스바인 대주교는 현재 베네딕토 16세가 1천쪽에 달하는 보고서 내용을 자세하게 알지 못하며, 향후 며칠간 주의깊게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가 언급한 베네딕토 16세의 잘못에 대해선 별도의 설명이 없었다.
브루니 마테오 교황청 대변인도 이번 일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이러한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가톨릭교회 차원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