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전파자'로 환자 늘어난 한 주택단지 모든 주민에 자택격리 명령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지하철 이동 통로에서 9초 차이를 두고 지나갔을 뿐인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홍콩 보건당국은 26세 유치원 교사 A씨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경로를 추적한 결과, A씨가 지하철 이동 통로에서 다른 오미크론 감염자 2명과 거의 같은 시간 머물렀으며, 그 시차는 9초였다고 20일 밝혔다.
3명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A씨와 감염자 2명은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보다 4∼8배 강한 것을 고려할 때 이러한 짧은 조우를 통해서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 팬데믹 고문 데이비드 후이 박사는 "A씨와 다른 감염자 간 직접 접촉은 없었지만 이들은 근접 거리에 있었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감염자의 침방울이 A씨 쪽으로 향했을 수 있다"며 "마스크는 큰 침방울을 걸러내지만 눈에 닿을 수 있고 마스크의 측면 공간을 공기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이 박사는 그러면서 추가적인 보호 조치로 안경을 쓰거나 마스크 위에 별도로 안면 가리개를 쓸 것을 권고했다.
당국은 A씨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파키스탄에서 귀국한 뒤 격리호텔에서 감염돼 지역사회에 오미크론 변이를 전파한 B씨의 유전자 염기서열과 동일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B씨는 21일간 호텔 격리를 마치고 귀가한 지 닷새 만에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그로부터 최소 24명이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 중에는 각기 다른 학교의 중고등학생 여러 명이 포함돼 홍콩 당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이어 오는 24일부터 중고등학교의 등교수업도 중단시켰다.
이런 가운데 B씨의 남편 C씨가 '오미크론 수퍼전파자'로 지목되면서 임대주택 단지 주민 2천700명이 닷새간 자택격리를 당하게 됐다.
당국은 21일 저녁 콰이청 지역 임대주택 단지 얏콰이 하우스의 주민 2천700명에 대해 오는 26일까지 닷새간 자택격리를 명하고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해당 지역은 봉쇄되며 단지 앞에 임시 검사소가 설치된다.
당국은 C씨가 해당 단지를 방문한 이후 주민 중 확진자가 20명까지 증가했다며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택격리 위반시 최대 징역 6개월과 2만5천홍콩달러(약 383만원) 벌금에 처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C씨가 애초 해당 단지 방문을 숨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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