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카카오의 위기 돌파책은 '남궁훈과 메타버스'?

입력 2022-01-22 10:00   수정 2022-01-22 10:47

[위클리 스마트] 카카오의 위기 돌파책은 '남궁훈과 메타버스'?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카카오페이 임원들의 회사 주식 대량 매각으로 '신뢰의 위기'에 빠진 카카오가 돌파책으로 '남궁훈과 메타버스'를 내놓았다.
이 회사는 김범수 의장의 오랜 측근이며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지낸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카카오 단독대표로 내정하고 메타버스 중심의 사업 재편 구상을 밝혔다.
지난 20일 내정자로 뽑힌 남궁 차기 카카오 대표는 창업자인 김 의장과 삼성SDS 재직 시절부터 따져 25년간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 최측근이다.
그는 김 의장이 1998년 삼성SDS를 퇴사해 PC방을 운영할 때, 1999년 한게임을 창립할 때, 2000년 한게임을 네이버와 합병해 NHN을 만들 때, 2008년 NHN을 떠날 때 등 중요한 고비마다 진퇴를 함께 했다.
그는 CJ인터넷,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게임인재단 등을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하면서 다시 김 의장의 곁에서 일하게 됐으며, 카카오게임즈의 각자대표를 작년 12월까지 맡았다.
김범수 의장과 남궁 대표 내정자는 지금까지의 플랫폼 확장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 혁신', '새 땅 개척'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카카오 11년동안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많은 공동체의 회사들이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카카오톡의 다음 비전을 고민해야하는 시기라 판단했다"며 "미래지향적 혁신을 실현해 나갈 적임자를 논의하는 테이블을 열었고, 엔케이(남궁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썼다.

남궁 내정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우리는 다시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관점에서 모든 사업 전략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며 이 새로운 땅이 '메타버스'라고 지목했다.
그는 "기존 세상의 기술 혁신보다는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개편해 새 땅을 개척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와 카카오의 창업 정신을 모두 지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는 남궁 내정자가 카카오게임즈 대표 때부터 강조한 영역이다.
남궁 내정자는 작년 11월 3분기 카카오게임즈 실적발표 후 홈페이지에 올린 주주서한에서 "향후 플레이를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되는 '스포츠',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세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와의 시너지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며, 현재 게임 및 가상 아이돌 등의 콘텐츠와 자체 경제모델이 구현된 오픈형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라고 당시 밝혔다.
'남궁훈과 메타버스'라는 카카오의 위기 타개책에 긍정과 부정의 시선은 엇갈린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22일 "카카오가 기존 기업들을 문어발식으로 인수·합병(M&A)해 덩치를 키우면서 혁신에서 멀어졌다"며 "미래 산업인 메타버스에 자금을 투입하고 위험 감수를 하겠다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남궁 차기 대표도 결국 김 의장의 오랜 측근인데, 자리만 옮겼다는 점에서 진짜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가 겪고 있는 위기의 직접적 계기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회사 상장 한 달 만인 지난달 10일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받은 지분 878억원어치를 한꺼번에 현금화한 사건이다.
지분 매각 전 20만3천원∼20만4천원대였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달 19일 12만8천원까지 떨어졌다.
hy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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