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퍼로티 前한미연합사령관 "북 선제공격 대비한 작업했었다"(종합)

입력 2022-01-22 05:51  

스캐퍼로티 前한미연합사령관 "북 선제공격 대비한 작업했었다"(종합)
한미연구소 대담서 언급…"위급성 차원서 진전시킨 것은 아냐"
전문가 "북 선제공격하려 했던 것 아니다…비상대책 세웠던 것"
"일각서 선제공격론 대두하나 현단계선 위험…바이든 기조와도 안맞아"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북한이 2018년 이후 중단한 핵실험 및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실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한미 양국이 과거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에 대비한 작업을 진행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ICAS)에 따르면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13일 열린 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억지와 선제공격 사이의 균형점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함께 선제공격에 필요한 정보와 군사력 양 측면에서 작업을 진행했었다"고 말했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미연합사령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반드시 수행한다는 위급성 차원에서 진전시킨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북한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선제공격 대비 작업을) 멈춰서는 안 되며, 양(억지와 선제공격) 측면 모두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며 "이 모든 일들에 대해 사령관으로서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지금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군사 능력을 사용해야 하며, 할 수 있는 한 가장 진전된 다중 방어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이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재임 기간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에 대한 대비를 진행한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앞서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RT)을 탈퇴한 직후 노동 1호 시험 발사를 시작으로 핵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던 1994년 이른바 '1차 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만 제거하는 '정밀 폭격'식 선제공격 방안을 처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에도 선제 타격 가능성이 언급되긴 했지만, 북한이 핵 능력을 고도화하며 한국의 직접적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후에는 사실상 실행 대상에서 배제돼 왔다.
이와 관련, 동아시아 전문 언론인인 도널드 커크는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기고문에서 "이 발언은 한미 양국이 북한의 미사일과 핵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정확히 어느 지점을 어떻게 타격해야 하는가를 포함해 선제공격에 어느 정도의 정보량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이 사실이 한미가 북한을 선제공격하려 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그들이 심각한 비상 대책을 세우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한 과감한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이어가며, (대북) 선제 공격론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현 단계에서 선제공격은 위험할 수 있다"며 한국전쟁 때와 같이 중국이 전면전에 나설 수 있고, 대선 후보를 포함해 한국 내부에서도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선제 공격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사령관들이 선제 공격을 포함한 비상 대책을 세우게 할 수 있지만, 정치권이 여기에 당장 흥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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