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한 철강회사들이 잇따라 배당 확대에 나선다.
포스코[005490]가 자사주 소각과 배당확대 방침 등을 발표한 가운데 세아베스틸[001430]도 배당을 기존보다 더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지주사 전환을 발표한 세아베스틸은 주당 배당금을 예년 대비 최고 수준으로 상향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최대 특수강 제조업체인 세아베스틸의 배당은 그동안 당기순이익의 20~25% 선에서 책정됐으나 이보다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 측은 중간배당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베스틸은 조만간 배당금을 정해 공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재작년에 적자를 기록했다가 작년에는 좋은 실적을 거둬 어려울 때 배려해준 주주를 위해 배당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방침이 지주사 전환과의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배당 확대 방침에는 물적분할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고려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이 지주사 전환 배경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웠는데 배당 강화야말로 대표적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라며 "지주사 전환의 당위성을 드러내면서 물적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을 달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도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계획 발표 이후 시장의 우려가 계속되자 ▲ 자사주 1천160만주(13.3%) 중 일부 소각 ▲ 배당성향 30% 수준 유지와 최소 1만원 이상의 배당 계획 등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기로 한 철강업체들이 잇달아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적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물적분할 뒤 '알짜배기' 자회사를 추후 상장할지 모른다는 주주들의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물적분할은 모 회사가 신설 법인의 지분을 소유해 지배권을 유지하는 방식이어서 기존 주주에게는 지분을 나눠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물적분할된 유망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모 회사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기존 주주들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실제 LG화학[051910]은 배터리사업을 전담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한 이후, 또 SK케미칼[285130]은 물적분할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상장된 직후 각각 주가가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은 모두 지주사 전환을 발표하면서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세아베스틸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주주가치 재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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