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친러 정치지도자 심어 우크라 정권전복 시도"(종합)

입력 2022-01-23 09:34   수정 2022-01-23 09:41

"러시아, 친러 정치지도자 심어 우크라 정권전복 시도"(종합)
러 침공 우려 속 영국 외무부 "정보 입수했다" 주장
백악관 우려 표명…러 "긴장 높이려는 허위정보" 반박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사들을 포섭해 친러시아 인사로 우크라이나 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주장이 영국에서 나왔다고 AFP·로이터 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명의 병력을 집결시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점령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친 러시아 인사로 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외무부는 예브겐 무라예프 전 하원의원을 지목하며 그가 잠재적인 지도자로 고려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AFP에 따르면 무라예프 전 의원은 2019년 총선에서 그의 정당이 5%의 득표에 실패하면서 의회에서 의석을 잃었다. 그는 또 지난해 우크라이나 규제 당국이 친러시아 선전 방송을 했다며 폐쇄를 추진한 우크라이나 방송 '내쉬'의 소유주로 알려졌다.

영국 외무부는 또 일부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이 러시아 정보국과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증거를 봤다며 이들 중 일부는 "현재 우크라이나 공격 계획에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세한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이 지목한 정치인은 미콜라 아자로프, 세르기이 아르부조프, 안드리이 클루예프, 블라디미르 시브코비치 등 4명이다.
아자로프는 2014년 축출된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밑에서 총리를 지냈으며 아르부조프와 클루예프는 야누코비치 밑에서 부총리를 지냈다.
시브코비치는 전 우크라이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다. 그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한 혐의로 최근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일 타라스 코자크, 올레 볼로신 등 우크라이나 의원 2명과 전직 우크라이나 관료인 볼로디미르 올리니크, 블라디미르 시브코비치 등 4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이들이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지시에 맞춰 행동하고 다른 나라를 불안정하게 하려는 러시아의 활동에 역할을 했으며 2020년 미국 대선 때도 허위정보 유포에 협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오늘 공개된 정보를 보면 우크라이나를 전복하려는 러시아의 활동 범위가 드러난다"며 "러시아는 긴장을 낮추고 침략 작전과 허위정보 유포를 끝내고 외교적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에밀리 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런 종류의 음모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주권이 있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파트너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 외무부에 퍼진 허위정보는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라는 또 다른 증거"라며 영국에 "도발 행위를 멈추고 터무니없는 말을 유포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인 2월 4일 전날 러시아에 대한 군사·정보적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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