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이즈, 해리포터 게임 장삿속 챙기려다 비판에 '백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한국에서 게이머의 고액 과금을 유도하는 확률형 게임 아이템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 반발에 게임업체 측이 '백기'를 드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 게임회사 넷이즈가 모바일 게임 '해리포터: 깨어난 마법'과 관련해 장삿속을 챙기려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후 사과했다고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넷이즈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오는 26일부터 '해리포터: 깨어난 마법' 게임 속 의상과 장비를 '뽑기'식 확률형 아이템 방식으로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이를 지나친 장삿속이라고 비판하고 게임 개발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웨이보에서 조회수 3억8천만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넷이즈는 지난 20일 웨이보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하고 무료 게임 아이템을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그간 넷이즈는 매달 두 개의 아이템을 공개하며 하나는 68위안(약 1만2천700원)에 판매하고, 다른 하나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 춘제 프로모션에서는 두 개의 아이템을 모두 확률형 아이템으로 출시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아이템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1천위안(약 18만7천800원)까지 들 수도 있다면서 넷이즈가 이용자들에게 아이템 획득을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붓도록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해리포터: 깨어난 마법'은 중국 당국의 게임 산업 규제 속에서도 대박을 쳤다.
출시 첫 주에는 다운로드와 매출에서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의 게임을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이기기도 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의 규제 속 신규 게임 출시가 막히고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게임업체들이 어떻게 하면 기존 게임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작년 한국에서는 거액의 과금을 유도하는 확률형 아이템을 놓고 게이머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회사 상대로 시위를 하고 관련 게임회사 주가가 급락하는 등 논란이 커졌다.
이에 따라 대선에서도 이슈가 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등 관련 공약을 각각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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