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면역 항암제의 효과는 피부에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피부과 전문의 예브게니 네메노프 박사 연구팀은 면역 항암제는 치료 초기에 피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 이것이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2일 보도했다.
면역 항암 치료를 위해 면역 관문 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가 투여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암 환자 1만4천여 명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환자의 약 50%에서 피부 독성(부작용)이 치료 초기에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환자들을 평균 3.2년 추적 관찰하는 동안 26%가 사망했다.
그러나 면역 관문 억제제 투여 후 피부 부작용이 한 가지 이상이 나타난 환자는 사망 위험이 평균 22% 낮았다.
환자의 사망 위험 감소는 피부 부작용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특히 백반증(vitiligo), 편평 태선(lichen planus), 비특이성 피부 발진, 피부 건조증, 피부 가려움(소양증)이 나타난 환자는 사망 위험 감소가 30~50%로 가장 컸다.
백반증은 멜라닌 색소의 감소로 피부가 하얗게 보이는 현상이고 편평 태선은 피부와 점막에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이러한 결과는 면역 항암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와 이보다 더 강력한 다른 항암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면역 관문 억제제와 피부 부작용이 환자의 예후와 연관이 있는 것인지, 또 이러한 피부 부작용을 치료하거나 차단하면 환자의 생존 기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항암 치료에 신체의 면역 반응을 이용하는 항암 면역치료는 암세포가 전이된 진행성 암 환자에 대한 표준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암 면역 치료란 면역 관문 억제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면역 관문이란 면역 세포의 공격으로 발생하는 신체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억제적 신호 전달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면역 세포인 T세포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의 미세 환경을 변화시키는데 이때 신체의 면역 관문 기능을 이용한다. 즉 면역 억제를 유발하는 여러 가지 면역 관문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암세포에 의해 활성화된 면역관문 억제제로는 키트루다(Keytruda), 옵디보(opdivo) 같은 면역 항암제가 쓰이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피부과학'(JAMA Dermat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