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 유력후보, 편파성 들어 주요 방송 인터뷰 불참

입력 2022-01-24 10:28   수정 2022-01-24 16:20

필리핀 대선 유력후보, 편파성 들어 주요 방송 인터뷰 불참
마르코스 후보 "부정적 편견 지녔다"…현지방송 GMA 인터뷰 거부
전문가 "소셜미디어 활동만으로는 부족…다른 후보 지지세 넓힐 수도"
'복싱 영웅' 파키아오 등 다른 후보들은 출연해 경제회복 방안 등 제시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대선 유력주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 전 상원의원이 현지 방송사의 대선 후보 인터뷰에 편향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는 지난 22일 방영된 현지 주요 방송사 GMA의 대선 후보 인터뷰에 출연하지 않았다.
마르코스는 GMA가 본인에 대해 부정적인 편향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사전에 녹화된 3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이 방영되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마르코스를 두고 비겁하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글들이 수천개 올라왔다.
마르코스는 그동안 적극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를 넓혀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현지의 정치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헤이다리안은 "마르코스가 이번처럼 전국적인 성격의 이벤트를 계속해서 회피한다면 다른 후보가 지지세를 넓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GMA의 대선 후보 인터뷰에는 복싱 영웅인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이 나와 고용 창출을 통한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비롯해 의료 체계 개선 및 부패 근절 방안을 제시했다.
또 마약 범죄 대처 및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사형제 및 동성 결혼 합법화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혼 문제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필리핀은 올해 5월 9일 선거를 실시해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한다.
독재자인 선친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마르코스는 지난해 10월 5일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딸인 사라(43) 다바오 시장과 러닝메이트를 이뤘다.
마르코스는 지난해말 펄스 아시아가 실시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53%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면서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한편 트위터는 지난 21일 마르코스를 지지하는 트위터 계정 300여개를 잠정 폐쇄했다.
트위터는 전문가 평가와 기술적 진단을 통해 '스팸과 조작'(spam and manipulation)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마르코스 측은 해당 계정들이 지지자들의 것이라는 확증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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