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교육서 배제된 중·고등 여학생도 등교 가능할 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해 8월 탈레반의 재집권 후 교육에 제한을 받아온 아프가니스탄 중·고등 여학생이 오는 3월 하순부터는 등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 교육부는 태양력 새해가 시작되는 오는 3월 21일부터 남녀 모든 연령대의 학생에게 학교가 재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탈레반 교육 체제에서 사실상 대부분 배제됐던 7학년 이상 중·고등 여학생도 등교할 수 있게 됐다.
탈레반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미국의 토머스 웨스트 아프간특사가 최근 BBC와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여학생에게 학교를 개방한다면 미국과 국제사회는 교사들의 급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지 며칠 뒤에 나왔다.
다만, 교육부의 발표가 나온 날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교육부 측은 이번 결정이 국제사회의 압박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지즈 아흐마드 레얀 교육부 공보국장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교사 급료 지급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 정부는 오는 봄에 학교를 개방할 것"이라며 "이 결정은 미국 등의 요구와는 관련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도 지난 15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3월 21일부터 전국 모든 여학생에게 학교를 개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하지만 남녀학생은 학교 안에서 완전하게 분리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앞세워 여성의 외출, 취업, 교육 등을 엄격하게 제한한 바 있다.
재집권 후에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등 여러 유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상당 부분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 34개 주 가운데 10개 주 정도를 제외하고는 중·고등 여학생은 공립학교에 다닐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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