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독립 투쟁 벌인 '수바스 찬드라 보스'가 주인공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영국 왕의 조각상이 서 있던 수도 뉴델리의 중심지에 반영(反英) 독립투사의 홀로그램을 조성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23일(현지 시간) 관공서가 밀집된 뉴델리 라지파트 지역의 인디아게이트 인근에서 수바스 찬드라 보스(1897∼1945)의 홀로그램상 공개 행사를 열었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이 자리에서 "독립 이후 우리 영웅들의 역할과 기억이 지워지고 있다"며 이제 이를 되살리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도는 위대한 독립 영웅인 보스에 빚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이 홀로그램상은 나중에 화강암으로 제작된 보스 조각상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홀로그램상은 보스의 탄생 125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이 상은 높이 8.5m로 영국 국왕 조지 5세(1865∼1936)의 조각상이 있던 자리에 들어섰다고 인도 언론은 의미를 부여했다.
조지 5세 조각상은 인도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에도 같은 자리를 지키다가 1968년 뉴델리의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보스는 영국 식민지 치하에서 비폭력주의를 주장한 마하트마 간디 등과 달리 무장 투쟁을 통한 독립을 추진한 인물이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불꽃 같은 인생사 등으로 주목 받았으며 지도자라는 뜻의 '네타지'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다만, 영국을 몰아내기 위해 나치 독일이나 일본과도 협력에 나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죽음과 관련해서도 음모론 등 여러 설이 분분하다.
1945년 대만에서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졌다는 게 정설이지만 이는 잠적을 위한 위장책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는 그가 구소련에서 살아있었다거나 인도로 몰래 돌아와 조용히 여생을 보냈다는 등의 소문도 꾸준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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