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시작할수록 효과 높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 환자에게 심장 박동 수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리듬조절 치료'를 시행하면 치매 위험 또한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대훈 교수,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 4만1천135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르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말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혈액의 흐름이 불규칙해지면서 혈전(피떡)이 생길 수 있어서 뇌졸중의 위험 요인이 되고, 치매 위험도 높은 편이다.
앞서 정 교수 연구팀이 국내의 60세 이상 성인 26만명을 평균 7년 관찰한 결과, 심방세동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심방세동을 치매 발병 위험요인의 하나로 보고, 심방세동 치료법에 따른 예후를 관찰했다.
심방세동 치료는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항응고치료를 기반으로 그 외에 심장 박동을 정상 리듬으로 되돌리는 리듬조절 치료와 맥박수를 조절해 증상을 호전하는 맥박수조절 치료 등으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심방세동 환자 중에서 리듬조절 치료군 2만2천558명과 맥박수조절 치료군 1만8천577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리듬조절 치료군의 치매 발생률은 100명당 21명이었으나 맥박수조절 치료군은 25명이었다. 연구팀은 리듬조절 치료가 심방세동 환자의 향후 10년간 치매가 발생할 상대적 위험도를 14% 낮추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70세 미만 환자가 리듬조절 치료를 시작한 경우 치매 위험이 18% 감소했지만, 80세 이상은 리듬조절 치료에 따른 치매 예방 효과가 8%에 불과했다. 이는 치료를 시작하는 연령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정 교수는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리듬조절 치료 등을 시행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 노인병학회 공식 저널인 '나이와 노화'(Age and Age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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