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우크라 침공시 "가혹한 대가" 거듭 경고

입력 2022-01-24 23:09  

EU, 러시아 우크라 침공시 "가혹한 대가" 거듭 경고
회원국 단합· 미국과 조율 강조…'우크라 철수' 놓고 미국과 엇박자도
집행위는 우크라에 1조6천억원 재정지원 제안…우크라 "시의적절" 환영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가혹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또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회원국 간 단합과 미국과의 조율을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이 전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의 가족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EU는 '구체적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똑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과 유럽 '대서양 동맹' 간 엇박자를 드러내기도 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공격을 가한다면 "엄청난 결과와 가혹한 대가"가 따르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들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예페 코포드 덴마크 외무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시 침공할 경우 우리가 포괄적이고 이전에는 결코 본 적이 없는 제재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밝혔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은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인 제재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EU 안팎에서는 금융, 정치적 제재와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석유, 가스 공급을 겨냥한 조치가 거론되고 있다.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또 EU의 대응 능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히면서 동시에 러시아에는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것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 약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이르면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면서 미국 등 서방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보장을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러시아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연쇄 협상을 벌였으나 구체적인 합의는 도출하지 못한 직후 열렸다.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도 역내 국가의 단합된 대응과 미국, 나토, 우크라이나,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의 강력한 협력과 조율을 강조했다.
그러나 EU 회원국들이 얼마나 단합돼 있는지를 놓고 계속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7개 회원국은 그동안 정치, 경제, 에너지 면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접근법에 있어 이견을 보여왔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또 이날 회의에 앞서 미국이 전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의 가족에게 철수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우리는 똑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떠한 구체적인 이유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그러한 움직임이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보를 주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를 떠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는 블링컨 장관이 화상으로 참여해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있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협상에 대해 EU 회원국들에 브리핑할 것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와 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12억 유로(약 1조6천270억원) 규모의 긴급 신규 재정 지원 패키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EU의 지원 계획에 대해 '시의적절한 결정'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그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표 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강한 우크라이나는 유럽 안보의 핵심"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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