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임하람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유가는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위험 회피 심리가 힘을 받은 영향이다.
24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1.83달러(2.15%) 하락한 배럴당 83.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달러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오는 25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융시장에는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하게 발동했다.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장중 4.9% 급락하는 등 주가가 폭락세를 나타냈다.
금 가격이 오르고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에는 전반적인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은 전날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에게 철수 명령을 내리고, 비필수 인력에 대해선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출국해도 된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미국인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권고했다. 영국, 독일 호주 또한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인력 일부를 철수하기 시작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상당한 규모의 군사 행동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백악관은 이날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주요 국가 및 기구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와 관련해 화상 회의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 회의는 당초 백악관의 일정에는 없었던 회의다.
한편 예멘 반군 후티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탄도미사일 등으로 공격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 같은 지정학적 갈등은 원유 공급 차질로 연결돼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이날은 시장 전반에 퍼져 있는 위험 회피 심리를 강화하는 요인이 됐다.
콜린 시진스키 SIA 자산관리 수석 시장전략가는 "오늘은 위험 회피라는 시장의 전반적 심리에 유가의 펀더멘털과 정치적인 요인 등이 압도당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가가 7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데 대한 되돌림 현상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진스키 수석 시장전략가는 "지난 주 원유는 기술적 과매수권에 진입했고 유가 역시 조정 국면에 임박했었던 상태였다"며 "증시와 원자재에 투자하는 자금이 채권, 금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재배치되면서 유가 하락의 촉매제가 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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