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트렌드는 '호랑이냐 고양이냐'"…산업·기업간 격차 확대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5일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은 직원의 '인재상'을 고민하기보다 직원을 어떻게 교육하고 보람 있게 일하게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업계에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회원사를 대상으로 연 제1회 '런 앤드 그로우'(Learn & Grow) 포럼에 연사로 나와 이런 의견을 밝혔다.
김 교수는 "이전 세대는 '이 회사에서 인생을 마감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세대는 '언제든 관둘 수 있다'고 생각하고, 관두는 시점에 자신이 과장인지 부장인지가 아니라 어떤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해봤는지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 세대가 '승진시켜주고 월급 올려준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좋은 인재를 놓치기 쉽다"며 "어떤 인재를 선발할지보다는 인재를 어떻게 교육하고, 어떻게 보람있게 일하게 할지 조직문화, 인센티브, 평가제도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매년 소비자 추세(트렌드)를 분석하고 키워드로 정리해 내는 책 '트렌드 코리아'는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그는 '트렌드가 변화할 때마다 맞춰 따라 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에 "'삶의 방식'과 '비즈니스'는 달라야 한다"고 답했다.
아직도 모바일뱅킹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그는 "자신이 사는 방식은 트렌드를 너무 열심히 따라갈 필요 없고 편하게 살면 된다"며 "다만 누구에게서 돈을 받아야 한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작년 2월 문을 연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흥행 요인을 분석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더현대서울은 당초 (기존 백화점 형태가 아닌) '개방형 몰'로 설계된 건물이었는데 여기에 공사 관련 분쟁이 일어난 상태에서 현대백화점[069960]이 들어가면서 '대박'이 났다"며 "예전에는 도저히 가능하지 않았던 조건이 지금은 최고의 장점이 된 것인데,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업에 제일 위험한 단어가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체성이 뭔데?' 하다 보면 변화를 주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기업 대표라면 우선 최신 유행 옷집에 가기보다는 다양한 업에 있는 사람을 많이 만나 현황을 경청하는 것이 좋고, 현황을 들었다면 반드시 '왜'라고 붇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가 짚은 올해 트렌드는 'TIGER OR CAT'이다. '호랑이로 웅비하느냐, 고양이로 주저앉느냐'를 표현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혜택을 본 산업과 그렇지 못한 산업의 격차가 앞으로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며, 코로나19 혜택을 본 기업도 앞으로는 '실력'이 중요해지는 때가 온다고 김 교수는 내다봤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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