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미국의 올림픽 선수 출신 인기 유튜버가 시청자의 관심을 끌 목적으로 자신이 몰던 경비행기를 고의 추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교통안전국(NTSB)은 올림픽 스노보드 선수 출신 유튜버인 트레버 제이컵이 몰던 경비행기가 최근 캘리포니아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에 추락한 사고와 관련해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이컵은 지난달 24일 유튜브에 '내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려 큰 관심을 모았다.
해당 동영상에는 그가 캘리포니아 상공으로 단발 엔진 경비행기인 테일러크래프트 BL6를 몰고 가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장면과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면서 비행기가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에 추락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비행기 날개 끝에 부착된 '고프로' 카메라는 제이컵이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잡아냈고, 그때 비행기는 이미 동력을 상실한 듯 보였다.
동영상 내에서 제이컵은 "산 위를 비행하던 중 엔진이 고장났다"며 "안전하게 착륙할 장소도 없었다"고 말했다.
낙하산 가방을 메고 있던 그가 뛰어내린 뒤 비행기는 하강하다 숲에 추락했다. 제이컵은 기체 밖으로 나와 낙하산을 펴기 전부터 셀카봉으로 자신을 촬영했고 덤불에 착지하는 순간에도 이를 놓지 않았다.
그는 비행기 추락지점으로 걸어가면서 "이래서 나는 늘 낙하산을 갖고 다닌다"고 말했고, 이후 우연히 만난 농부가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동영상은 1백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그가 왜 그렇게 낡아빠진 비행기를 구입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추락기는 조종석에 덕트 테이프가 붙어있고 동체 겉면에도 녹이 슬어 있었다.
급기야 비행기를 고의 추락시켰을지 모른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제이컵은 해당 동영상의 댓글 기능을 차단했지만, 일부 네티즌은 별도의 동영상까지 제작해 가며 추락 영상의 진위에 의문을 표했다.
이와 관련해 한 현지 언론은 사고기가 이륙한 롬폭시(市) 공항 관계자들이 사고기에 대해 "수리가 필요한 상태로 보였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제이컵은 추락 며칠 뒤 공항을 찾아 사고 사실을 전했고, 비행기 사고처리 규정에 따라 FAA에 추락 사실이 신고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제이컵은 그 이후 헬리콥터를 타고 추락 지점으로 돌아가 사고기의 잔해를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그는 아직 이러한 논란에 대해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있다.
NTSB 관계자는 사고일로부터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사고기가 추락한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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