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돌파감염 발생해도 T세포 면역반응으로 중증 진행 막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현재 사용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면 델타는 물론 오미크론 변이 감염 시 중증 진행을 막는 면역 T세포의 면역반응이 강하게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면역학연구소 연구팀은 2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Cell)을 통해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등 4종의 백신 접종자의 면역체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다양한 변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T세포의 면역반응이 백신을 접종하고서 6개월 후에도 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 완료자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이 급격히 증가하는데도 중증 또는 사망자가 크게 늘지 않는 이유를 이번 연구 결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라호야면역학연구소 알레산드로 세트 박사는 "다양한 T세포의 면역 반응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T세포가 감염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많은 경우 중증 진행을 예방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접종을 마치고 추가접종(부스터샷)은 하지 않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접종 완료 2주, 3∼4개월, 6개월 후에 중화항체와 RBD B세포, CD4+ T세포, CD8+ T세포 등 면역체계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T세포 면역반응은 델타 변이 이전은 물론 오미크론 변이에도 접종 완료 6개월 후까지 강하게 유지됐다.
CD4+ T세포는 접종 완료 6개월 후 알파와 베타, 델타 변이에 대한 면역반응이 평균 90% 수준을, CD8+ T세포는 87% 수준을 유지했으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CD4+ T세포는 84%, CD8+ T세포는 85%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초기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하는 중화항체와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 기억 B세포 활동성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 대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RBD B세포의 오미크론 변이 인식 수준은 다른 변이에 비해 42%로 크게 떨어졌다. 이런 결과는 세계의 많은 연구팀이 백신으로 유도된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진다고 발표한 것과 일치한다.
중화항체가 적어지면 오미크론 변이에 돌파 감염될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기억 B세포가 적어지면 면역체계가 중화항체를 추가 생산하지 못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느려지게 된다.
공동연구자인 커밀라 쿠엘료 박사는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의 RBD에 결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데 오미크론 변이는 RBD에만 변이가 15개나 있어 B세포의 결합력이 알파·베타·델타 변이에 비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중화항체와 B세포가 면역체계의 1차 방어선이라면 바이러스 침투 후 이들의 특징을 학습해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 죽이는 면역 T세포가 2차 방어선이라며 T세포가 제 기능을 하면 바이러스가 추가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중증 이행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돌연변이가 많은 오미크론이 일부 중화항체와 B세포를 피할 만큼 구조변화가 크지만 조사 대상인 4가지 백신 모두 T세포의 면역기능을 잘 유도해 모든 변이에 제대로 기능하게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동연구자인 셰인 크로티 박사는 "백신 접종자는 바이러스가 초기 항체를 돌파해 감염돼도 계속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CD4+ T세포와 CD8+ T세포, B 기억세포를 갖게 된다"며 "이런 다층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게 감염병과 싸우는 데 중요한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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