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격리된 경기장과 선수촌 운영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일반 시민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9일 앞으로 다가온 25일 오후 개막식이 열리는 국가체육장(일명 냐오차오<鳥巢·새둥지>) 주변 도로를 지키던 경찰이 한 시민에게 '출입 금지' 푯말을 가리키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냐오차오가 아니라 건너편 건물에 가는 것이라고 했지만, 경찰은 다른 도로를 이용하라고 했다.
동계올림픽 선수와 관계자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베이징 곳곳에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중국은 선수와 운영진은 물론 기자와 정부 관계자 등 올림픽을 위해 외국에서 온 모든 사람에게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폐쇄루프'를 적용하고 있다.
폐쇄루프에 들어간 사람은 외부와 접촉이 철저히 차단되고 외부에서도 폐쇄루프 진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냐오차오는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만큼 통제가 한층 강화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 베이징 시민의 산책로로 이용하던 곳에 펜스가 둘러쳐졌고 경찰이 곳곳을 지키고 있었다.
펜스 주변에 20∼30m 간격으로 배치된 경찰이 위압감을 줬다.
주변을 둘러보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기자가 수상했는지 한 경찰관이 빨리 가라는 의미로 손을 휘휘 젖기도 했다.
경찰과 함께 주변 도로를 통제하던 한 50대 남성은 "얼마 전부터 경비가 대폭 강화됐다"며 "일반 경찰뿐만 아니라 무장경찰까지 투입돼 주변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당 270위안(약 4만8천원)에 숙식 제공 조건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냐오차오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 입구도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입구에는 경찰관이 배치돼 있었고, 철문 너머에는 선수촌 곳곳을 순찰하는 경찰들만 눈에 띄었다.
이미 각국 선수들이 선수촌에 입주했지만, 선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선수촌과 경기장, 선수촌과 훈련장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분주하게 움직여 올림픽이 코앞에 왔음을 실감케 했다.
선수촌 인근에서는 손 푯말을 들고 올림픽을 홍보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자원봉사자는 "폐쇄루프 밖에 있는 자원봉사자는 외국인 손님을 만날 수 없다"며 "우리의 역할은 각종 사건·사고에 대비하고,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초동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경기장과 선수촌 주변은 물론 베이징 주요 도로에 올림픽 전용 차선을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선수와 관계자들을 빠르게 목적지까지 이동시키기 위함이다.
당국은 최근 올림픽 전용차로 설치를 발표하며 "일반 차량이 올림픽 전용 차량과 교통사고가 날 경우 전용 차량에 타고 있는 사람들과 접촉하지 말라"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전용 차량 인원들과 접촉을 막겠다는 의지다.
한편 베이징 방역 당국은 이날 올림픽 경기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시작했다.
방역 당국은 "감염병의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주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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