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급증했다가 시들…'두차례 접종이 더 필수적' 생각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막기 위해 강력히 추진한 추가접종(부스터샷) 캠페인이 급격히 힘을 잃으면서 하루 접종자가 한 달여 만에 반토막 났다.
미국 AP 통신은 25일(현지시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 결과 하루 평균 부스터샷 접종자 수가 작년 12월 초 1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주에는 49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AP-시카고대 NORC 여론연구센터 조사에서는 백신에 대해 부스터샷보다 처음 두 차례(얀센 백신은 1차례) 접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 캠페인이 시작된 지 13개월이 넘었지만 현재 백신 접종률은 63%(2억1천만명)에 그치고 있다. 또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백신 의무화는 법률적 도전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와이오밍과 아이다호,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 4개 주는 백신 접종률이 50%를 밑돈다.
와이오밍주는 코로나19와 싸우는 백신 미접종자와 보건 종사자들의 모습을 담은 TV 광고까지 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은 지난해 9월 41%에서 현재 44%로 오르는 데 그쳤다.
킴 데티 와이오밍주 보건부 대변인은 "접종률이 더 높아지기를 바라지만 노력 부족 때문에 접종률이 낮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버몬트주도 부스터샷 대상인 18세 이상의 60%만 접종을 마쳤다.
백신 접종자 중 아직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사람은 8천600만 명이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예일대 백신 정책 전문가 제이슨 슈워츠 교수는 "부스터샷 노력이 부족해진 게 분명하다"며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대중의 혼란을 꼽았다.
그는 "부스터샷이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코로나19에 대한 기본적 보호 수단이라는 것은 아주 명백해졌다"며 "하지만 그런 메시지가 사라진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이 처음에 모든 국민에게 부스터샷을 맞게 하는 것을 논의했지만, 미국 정부는 고령층 등 특정 그룹에 부스터샷을 권고하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이어 오미크론 변이가 닥치고 면역력 저하 증거가 나오면서 부스터샷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슈워츠 교수는 "(부스터샷) 메시지가 변하는 권고와 지침의 바닷속에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AP-NORC 여론조사센터 조사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느끼지 않고 공공 생활을 하려면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59%에 그쳤고, 부스터샷이 필수적이라는 답은 47%에 불과했다.
재작년 코로나19를 가볍게 앓은 뒤 지난해 화이자 백신을 맞은 테네시주 내슈빌의 블레이크 해슬러(26)는 부스터삿을 맞을 계획이 없다며 "현시점에서 6주마다 새로 접종하게 하고 분열을 초래하는 의무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증상 초기에 중증을 예방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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