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 클럽', 텐센트서 12분 짧은 버전으로 서비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에서 악명높은 검열 탓에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마저 결말이 전혀 다르게 편집돼 서비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이 주연한 1999년 영화 '파이트 클럽'이 중국에서는 결말의 결정적인 부분이 5분 잘려나가고, 전체적으로 12분 줄어든 버전으로 최근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파이트 클럽'의 결말에서 주인공이 총을 쏘는 구체적인 장면과 건물 폭발 장면 등이 텐센트 비디오에서는 잘려나갔고, 대신 결말에 대한 설명이 영어 텍스트로만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결말'은 소셜미디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중국 대중이 검열된 영화에 익숙하다고 해도 완전히 다른 결말을 창조해낸 것은 너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 영화를 차라리 서비스하지 말라. 어쨌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영화도 아니니까"라고 비꼬았다.
텐센트는 이 사안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중국 당국은 폭력적이거나 음란한 내용, 미신적인 내용 등을 검열하고 있다.
2017년 영화 '로건'은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17분이 잘려나간 채 상영됐고, 2019년 '조커'는 폭력적 묘사로 상영이 아예 금지됐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노매드랜드'는 클로이 자오 감독이 중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한동안 큰 관심을 받았다가, 자오 감독의 과거 반중 발언이 뒤늦게 조명받으면서 상영이 취소됐다.
한 영화제작자는 SCMP에 "검열 당국이 때때로 삭제할 장면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지적한다"며 "대부분은 폭력적이거나 음란한 장면, 혹은 나쁜놈이 승리해서는 안된다는 '가치'와 관련한 장면들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국의 지적을 받으면 콘텐츠의 상영 전까지 지시대로 편집해야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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