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우크라에 포병탄약 4천개 공급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러시아와 서방국가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하면서 동맹국들의 불만에 직면한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군용헬멧 5천개를 공급하기로 했다.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26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5천개의 군용보호헬멧을 공급할 것"이라며 "이는 독일이 당신들의 편이라는 뚜렷한 신호"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노르망디 형식 회담'이 이날 재개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유럽 한복판의 이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람브레히트 장관은 다만, 레드라인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국제법의 준수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면서 "국가의 불가침성과 동맹국의 주권도 거론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전함과 대공방위 시스템 등 무기 공급을 요구해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살상무기의 공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독일의 무기수출 방침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긴장 고조를 야기하지 않고 러시아와 대화창구를 열어두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드리 멜리니크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dpa통신에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거절하는 근거로 역사적 책임을 드는 것은 놀랍다"면서 "역사적 책임은 독일 나치의 점령으로 최소 800만명이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민족에 대해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또 한델스블라트에 "우크라이나는 의용대원들을 위해 긴급히 10만개의 군용안전 헬멧과 방탄조끼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크리스티아네 호프만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독일은 곧 우크라이나에 야전병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독일의 지원은 재정적인 부분에 한정되고, 실제로 야전병원을 짓는 것은 에스토니아다.
에스토니아는 자국에 배치된 구동독산 무기인 곡사포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 위해 독일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한편, 베를린을 방문중인 시몬 시코스키 벨섹 폴란드 외무부 차관은 우크라이나 위기에 있어서 독일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폴란드와 다른 동유럽 국가에서는 많은 이들이 독일이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되묻고 있다"면서 "독일을 믿을 수 있는지 의구심이 있는 만큼, 독일은 이 의구심을 부추기지 말고 뚜렷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트해 해저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을 가동하지 말고, 에스토니아에 배치된 곡사포의 우크라이나 공급을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노르트스트림 2의 운영사는 이날 독일내 가스관 운영 최종 승인을 위해 자회사를 건설했다고 밝혔다. 독일 규제 당국은 지난해 11월 노르트 스트림 2 운영사가 독일법에 따른 요구사항을 갖추지 못했다며 승인을 보류한 바 있다.
한편 체코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4천개의 포병탄약 공급을 승인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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