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두 달간 온라인 개최…북중 350개 기업 참가 목표
유엔 제재 대상과 한미일 물품 불허…"성과 기대 어려워" 분석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재제 이행에 북한이 반발, 6년간 중단됐던 중국 단둥(丹東)의 북·중 무역 박람회가 오는 4월 말부터 두 달간 온라인 방식으로 열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북한과 중국이 최근 1년 6개월 만에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한 데 이어 박람회 개최를 추진하면서 코로나19로 전면 중단됐던 북·중 무역 정상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박람회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27일 중국국제상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에 따르면 '단둥 중조 국제상품무역 디지털 전람회'가 오는 4월 28일부터 6월 28일까지 두 달간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중국국제상회와 북한 국제전람사가 공동 주관하고 단둥 후마오후이커지파잔유한공사가 주최하는 이 박람회는 북한 기업 150곳, 중국 기업 200곳 참가를 목표로 한다.
중국국제상회는 국무원 승인을 받아 1988년 설립돼 30만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한 중국의 대외무역 기구다. 국제전람사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춘·추계 평양 국제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북한의 박람회를 총괄하는 대외무역성 산하 조직이다.
전시 품목은 가정용품, 건자재, 전자전기, 기계설비, 농업 설비, 의료보건 설비, 식품, 건강식품, 한의약, 의류 등 일상 용품이 망라된다.
중국 기업 참가비는 6천800위안(128만원)이며 내달 31일까지 접수한다.
중국 참가 기업 상품은 북한의 온라인 쇼핑몰인 만물상과 성성(星星)을 통해 2개월 동안 소개되고,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1년간 이들 쇼핑몰에 노출된다.
업종별로 1∼2차례씩, 두 달간 8개 업종으로 분류해 16차례에 걸쳐 온라인 상담회도 진행된다.
참가 기업 상품 정보는 20건까지 무료로 게시하지만, 동영상은 1분당 300위안(5만6천원)이 추가된다.
중국은 유엔 제재 대상 북한 품목을 금지했고, 북한은 한국과 미국, 일본 3개국의 제품 전시는 물론 이들 국가의 국기, 글자, 로고, 설명 등을 붙이는 것도 불허했다.
중국국제상회는 공고에서 외국 업체의 이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투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며 우선 무역 합작을 진행하면서 투자를 고려하라고 권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물자가 부족한 북한은 중국의 다양한 물품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중국 기업들은 북한에 진출할 수 있으니 서로 이득"이라며 "코로나19 전파 위험도 피할 수 있어 지금 시기에 가장 적절한 북·중 무역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필요한 물품 대부분을 당국이 직접 조달하는데 적지 않은 참가비를 내는 만큼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라며 "중국 기업들을 끌어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중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차례 단둥에서 매년 10월 '중조 무역 박람회'를 열었다.
북·중이 국가급 행사로 승인해 나흘간 열린 2015년에는 북한의 100개 기업과 400여명의 인원이 참가해 대표적인 북·중 무역 박람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북한의 잇단 핵실험에 따른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중국이 동참, 북한 광물 수입을 금지하고 북한과의 화폐 거래를 중단하자 북한이 반발해 2016년부터 중단됐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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